실시간 뉴스



정유미 "비겁한 법무부…'대놓고 나가라는 인사' 아쉬워 남는 게 아니다"


정 검사장, '강등 인사'에 취소 처분 소송 제기
"다른 의견 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인사"
"잘못한 게 있으면 차라리 징계절차 진행해야"
"선배들이 책임 못 다해 후배들에 험한 꼴" 울먹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와 검찰청 폐지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강등 당한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 검사장은 징계 없이 사실상 중징계에 해당하는 강등 인사를 했다며 법무부를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정 검사장은 12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인사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소장 제출 전 기자들을 만난 정 검사장은 '강등 인사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부여당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검찰이나 형사사법 정책에 대한 소위 개혁, 개혁이라고 보지 않지만 이런 것에 대해 제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제 생각일 뿐만이 아니라 법무부 인사보도자료에 명시됐다. 다른 의견을 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적인 인사를 실시했다는 것을 법무부에서 스스로 밝혔다"고 했다.

정 검사장은 "20년 동안 수많은 인사명령을 받아왔지만 한번도 달다쓰다 불평 한 마디 없이 공무원으로서 받아들였다"며 이번 인사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소송을 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명백히 현존하는 법령을 위반한 불법적이고 위법적인 인사이기 때문에 이것을 제가 수인하고 이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가게 되면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나 검찰을 위해서나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법무부는 검사장의 강등인사 선례로 2007년 3월 권태호 전 검사 사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내사 중인 대검찰청 수사관에게 압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고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강등됐다. 권 전 검사가 첫 사례고, 이번 정 검사장이 두번째다. 권 전 검사는 강등인사는 위법이라며 소송을 냈으나 2010년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정 검사장은 권 전 검사의 사례는 자신과 결이 다르다고 했다. 권 전 검사는 명백한 비위에 대한 정당한 징계였지만 자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차라리 뭔가 잘못한 게 있다면 징계절차를 진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징계를 하지 않고 (법무부가) 인사권의 껍질만 둘러쓰고 사실상의 중징계 처분에 준하는 강등을 한 것은 비겁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저는 징계받을 일을 한 적도 없다. 차라리 법무부에서 당당하게 징계절차를 개시해준다면 저를 위해서나 우리 조직을 위해서나 더 명료하게 사실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검사장은 "선배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해 후배들에게 험한 꼴을 보이게 하는 것들이 굉장히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그는 "대놓고 나가라는 인사에 아쉬울 게 있어 남아있는 게 아니다"라며 "(검찰)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얻을 수 있게끔 조금이라도 길을 닦겠다"고 했다.

법무부는 전날 고위 검찰 간부 인사를 전격 단행하고 대검 검사급 검사(검사장) 4명을 좌천시키고 그 자리에 새 검사장들을 임명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한 검사장 18명 중 일부다. 정 검사장은 대전고검 검사(차장급)로 강등됐다. 일선 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3명 중 김창진 부산지검장과 박현철 광주지검장은 전날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대검검사급(검사장) 보직에 있던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보직인 대전고검 검사로 강등 발령난 것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대검검사급(검사장) 보직에 있던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보직인 대전고검 검사로 강등 발령난 것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유미 "비겁한 법무부…'대놓고 나가라는 인사' 아쉬워 남는 게 아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