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에서 '좀비 담배'로 불리는 마약류 에토미데이트 남용 사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바닥에 주저 앉아 좀비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 [사진=X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3683b140f890a3.jpg)
12일 아사히와 니혼게이자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10일 태국에서 국제 택배로 밀수된 에토미데이트 2㎏을 적발, 59세 일본인 남성 A씨를 체포했다. 이 물량은 약 2000만엔(1억8800만원)에 달하며, 일본 내 단속 사상 최대 규모다.
소포 내용물을 수상히 여긴 도쿄 세관 직원이 검사 중 에토미데이트 액체가 담긴 병을 발견했고, 배송지는 체포된 A씨의 자택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그는 폭력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단 등 조직이 연루된 조직적 밀수가 성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에토미데이트는 1960년대 항진균제로 개발되었지만 이후 마취·수면 유도 효과가 확인돼 의료용 진정제로 사용돼 왔다. 일본에서는 승인되지 않은 약물이자 의료 목적 외 사용이 불법이며, 강한 중추신경 억제 작용으로 과다 복용 시 의식 소실, 보행 장애, 사지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바닥에 주저 앉아 좀비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 [사진=X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b4b05a93e18b7c.jpg)
![바닥에 주저 앉아 좀비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 [사진=X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07c140446dc06e.jpg)
중국에서는 에토미데이트에 취해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좀비 담배'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남용 사례가 증가하자 지난 5월부터 에토미데이트를 '지정 약물'로 규제해 사용·소지·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규제 시행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총 16건이 적발됐으며, 오키나와에서만 10건이 나왔다. 이어 미에현 3건, 오이타현 2건, 도쿄에서도 지난달 20대 남성 1명이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사용자 대부분은 10~20대 청년층이었고,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일부는 흡입 후 의식 장애로 교통사고를 내는 사례도 발생했다. 시부야의 20대 청년들은 "주차장에서 판다는 정보를 들었다" "SNS에서 검색하면 구입처가 나온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오키나와의 약물 의존 회복 지원 단체는 "지난해에는 상담이 없었지만 올해 4월 이후 가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흡입 후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는 신고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일본 경찰청은 "확산을 막기 위해 수입 단계에서의 차단과 유통 경로 추적을 강화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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