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권도형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c3fee2a8574bc.jpg)
11일(현지시간) CNN, AP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폴 엥겔마이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권 전 대표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15년형과 범죄수익 1900만 달러(약 279억원) 몰수를 명령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을 "한 세대에 남을 만한 거대한 규모의 사기"라고 규정하며 "연방 형사 재판 역사에서도 권 씨보다 더 큰 금전적 피해를 초래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씨의 범죄로 약 400억 달러(약 58조9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피해자가 최대 백만 명에 이를 수 있다"며 "권 씨가 행사한 막대한 영향력은 투자자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파멸을 가져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권 씨 측 변호인은 몬테네그로에서의 구금 생활과 한국 내 추가 기소 가능성을 들어 징역 5년 이하의 선처를 호소했다.
![권도형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b83940cc7f5b1.jpg)
미 검찰 역시 지난 8월 권 씨가 사기 공모 혐의 등을 인정하는 대가로 최대 12년 형을 구형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구는 터무니없으며 검찰의 구형량조차 피해 규모에 비하면 지나치게 관대하다"며 합의된 형량을 뛰어넘는 판결을 내렸다.
한국에서 형기를 복역하게 해달라는 권 씨 측 요청 역시 기각됐다. 그는 한국에서도 기소된 상태이며 배우자와 4세 딸이 한국에 거주 중이다.
이날 푸른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권 씨는 최후 진술에서 "내 행동을 업계 관행이라고 변명하지 않겠다. 설령 관행이었다 해도 잘못된 일이며, 시장을 선도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권도형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26e5376842273.jpg)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권 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가 2019년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보조 코인 '루나'의 가격이 2022년 5월 붕괴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사건이다. 권 씨는 테라가 미 달러와 안정적으로 연동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미국 검찰은 2023년 그를 자금세탁 등 9개 혐의로 기소하며 피해액이 400억 달러(약 58조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미국과 한국의 수사를 피해 몬테네그로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아 왔다.
이번에 선고된 징역 15년형은 다른 대형 금융사기 사건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24년 11월 아케고스 캐피털 창립자 빌 황은 14조원대 투자 손실로 징역 18년형을, 같은 해 3월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 유용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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