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청소년기에 성기의 감각을 잃은 뒤 10여 년 넘게 고통을 겪어온 영국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caryortho]](https://image.inews24.com/v1/0e45e46aa0fdbd.jpg)
13일(현지시간) 더 선과 더 미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앤트림 카운티에 거주하는 마크 비티(32)는 14세 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갑작스럽게 성기 감각을 잃은 이후 지금까지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
그는 "골반저 근육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킨 듯했고 내부에서 무언가 '확' 움직인 느낌이 들었다"며 "이후 생식기와 방광 감각이 모두 사라져 소변이 마려운지도 느끼지 못하게 됐다. 배뇨 욕구는 오직 '터질 듯한 시점'에만 인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각 상실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고 한다. 정상적인 성생활은 물론 일상적인 활동조차 어려워졌고 만성 골반 통증과 다리 통증, 근육 경련으로 인해 몇 걸음 걷는 것조차 힘든 상태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통증이 극심할 때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대인 관계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caryortho]](https://image.inews24.com/v1/ad874b792295f3.jpg)
증상 완화를 위해 비티는 수년간 MRI·혈액·호르몬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받으며 의료기관을 전전했지만 매번 정상이라는 결과만 반복됐다.
한때는 정신적 문제로 오진되기까지 했으나 인도로 건너가 정밀 검사를 받은 끝에 '음부신경포착증(pudendal nerve entrapment)'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됐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이 질환은 음부신경이 좁은 골반 통로에서 압박 또는 손상을 받아 발생하는 만성 골반통증 증후군의 일종이다.
음부신경은 항문·생식기·요도 등의 감각과 기능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으로, 남성의 경우 장시간 자전거 탑승이나 오랜 좌식 생활, 골반저 근육의 과긴장 등이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성에게는 출산이나 골반 수술이 흔한 위험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음부신경 손상이 의심될 경우 조기 진단과 함께 물리치료, 신경 차단술,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caryortho]](https://image.inews24.com/v1/ccf27df0175c59.jpg)
그러나 현재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이 공공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비티는 벨기에와 오스트리아 빈의 외과의사들로부터 수술 제안을 받은 뒤 약 4만5000파운드(약 8000만원)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고펀드미(GoFundMe)에 모금 페이지를 열었다.
"손상이 오래돼 완전한 회복은 어렵겠지만 희망은 놓지 않겠다"고 다짐한 비티는 "수술이 성공하면 의대에 진학해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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