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배달앱과 쿠팡이 만든 ‘을의 경제학’…혁신의 그늘에 선 소상공인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매출이 늘수록 손해가 커집니다.”

평택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의 절규는 오늘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의 가게는 주문이 늘었지만, 남은 건 배달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뿐이었다.

배달 플랫폼, ‘편리함의 제국’이 만든 수수료 착취 구조​

쿠팡이츠·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은 혁신의 아이콘처럼 포장돼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에게 이 플랫폼은 ‘편리함’이 아닌 ‘의존의 덫’이 됐다.

​광고 노출 한 번에 수만 원, 주문 한 건당 수수료 20~30%, 리뷰 관리를 위한 추가 마케팅비까지 더하면 한 달에 1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배달의민족은 표면상 수수료 8.5%를 내세우지만, 광고·노출·포장서비스 비용을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20% 이상이다.

​쿠팡이츠의 ‘단건배달’은 속도 경쟁을 앞세웠지만, 결국 점주가 단건 비용과 광고비를 떠안는 구조로 굳어졌다.

​결국 주문이 많을수록, 소상공인의 이익은 줄어드는 ‘역전의 경제’가 펼쳐지고 있다.

​리뷰 평점, ‘소비자 권력’이 만든 생존의 심판대​

이제 자영업자는 손님보다 ‘별점’을 더 두려워한다.

​음식이 늦었다는 이유 하나로 1점 테러가 날아오고, 그 한 줄의 악평이 매출을 반 토막 낸다.

​리뷰를 관리하기 위해 인건비를 투입하고, 별점을 유지하기 위해 무료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른바 ‘리뷰 갑질’은 이제 자영업 현장의 또 다른 착취 형태로 자리 잡았다.

​플랫폼이 만든 인위적 평가 시스템이 영세 상인의 생존권을 흔드는 현실이다.

쿠팡의 ‘가격 파괴’, 중소유통 생태계를 무너뜨리다

이제 유통의 전선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쿠팡의 ‘가격 파괴 전략’은 소비자에게는 혜택처럼 보이지만, 중소 제조·유통업체에는 ‘출혈 경쟁’이라는 재앙이 되고 있다.

​원가 이하 납품 압박이 일상화되면서, 중소 브랜드의 생존 간은 점점 좁아진다.

​결국 ‘최저가 경쟁’은 품질 저하와 시장 왜곡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노란봉투법이 던진 화두...“을들의 연대는 가능한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은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진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배달기사, 플랫폼 노동자, 매장 사장 이 셋 중 누가 진짜 노동자인가.

​플랫폼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그 사이에서 ‘을’과 ‘을’이 서로를 탓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의 연대’는 말하지만, ‘자영업자의 보호’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

단기 아르바이트, 휴일근로수당·퇴직금 부담의 이중고​

최근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인건비다.

​단기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퇴직금이 법적으로 발생한다.

​단 3개월 일하고 퇴직금이 붙는 구조 속에서, 소상공인은 일손이 필요해도 쉽게 사람을 쓰지 못한다.

​“매출은 늘어도 인건비가 다 가져간다”는 말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결국 주말에는 사장 자신이 배달원으로 나서고, 점심도 거르며 일하는 ‘노동자형 사장님’이 늘고 있다.

공정의 복원이 플랫폼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

배달 플랫폼과 쿠팡은 ‘혁신’을 말하지만, 그 혁신의 비용은 늘 약자가 치른다.

​정부는 플랫폼 독과점을 제어할 공정거래 제도를 정비하고, 지자체는 공공배달앱·지역 온라인몰을 육성해 자영업자들이 선택권을 갖게 해야 한다.

​소비자 또한 편리함 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리뷰 한 줄, 클릭 한 번이 누군가의 생계를 좌우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맺으며​

쿠팡이 ‘로켓배송’을 자랑할 때, 소상공인은 ‘로켓 파산’을 걱정한다.

​배달앱이 ‘AI 추천’을 내세울 때, 자영업자는 ‘AI의 노예’로 전락한다.

​혁신은 사람을 살릴 때 가치가 있다.

​지금의 플랫폼 경제는 혁신이 아니라 불공정한 구조의 자동화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닌 균형, 편리함이 아닌 공정이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배달앱과 쿠팡이 만든 ‘을의 경제학’…혁신의 그늘에 선 소상공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