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025] 젠슨 황 "피지컬AI 시대…한국이 가장 잘할 나라"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자율주행, 로봇, 휴머노이드 등 물리 세계와 연결된 산업은 1조달러 시장입니다. 한국은 조선·자동차·반도체 등 제조 기반과 로봇 제작·활용 능력을 동시에 갖췄습니다. 피지컬AI를 가장 잘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엔비디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제조업 중심국인 한국이 AI 전환기에서 다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미래 공장은 AI와 로봇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됩니다. 로봇이 제품을 만들고, 로봇이 로봇을 조립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며 “그 변화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노동 대체 우려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AI는 대체가 아니라 보조입니다. 사람이 더 잘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는 “세계 제조업이 인력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산업 구조의 강점도 언급했다. “한국은 배를 만들고, 자동차를 만들고, 반도체를 만드는 나라입니다. 이 모든 분야가 피지컬AI 확산의 직접 수혜 산업입니다.”

AI 인프라 구축 계획도 재확인했다. “한국 정부와 삼성·SK·현대차·네이버가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고, 내년 GPU 26만대 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AI 인프라가 갖춰지면 글로벌 스타트업과 워크로드가 한국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제조와 컴퓨팅 역량을 동시에 가진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이번 변화를 “컴퓨팅 60년 만의 재발명”이라고 규정하며 “AI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제조·의료·과학·물류·건설까지 전 산업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APEC CEO) 서밋 특별연설을 위해 전날 방한한 황 CEO는 정부는 물론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와 AI·반도체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피지컬AI 및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기술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컴퓨팅 역량을 뒷받침하고, 현대차그룹은 로봇·자율주행 분야에서 AI 적용 확대와 제조라인 고도화를 추진한다.

황 CEO는 이날 특별연설 직후 언론과 만나 2시간 가까이 질의에 답했다. 그는 “나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데, 한국에 와서 좀 지쳤다.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