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보건복지부가 최근 확정·발표한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2025~2029) 종합계획’에 대구시의 핵심 사업인 ‘BIT융합허브 조성’ 등이 대거 포함됐지만, 지역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비전만 화려할 뿐, 지난 10년간 실질적 성과가 없는 계획의 반복”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번 계획은 ‘혁신과 연계로 국가대표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도약’을 비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대구 첨복단지는 여전히 기업 집적도, 연구개발 성과, 일자리 창출 등 핵심 지표에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출범 이후 15년이 지났지만, 상용화 성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입주기업의 절반 이상이 영세한 스타트업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구시는 그동안 ‘BIT융합허브·캠퍼스 조성’, ‘K-AX CARE 뇌건강 벨트 구축’, ‘KOADMEX 국제행사’, ‘창업지원센터 운영’ 등을 내세워 첨복단지 활성화를 강조해왔지만, 실질적 변화는 미미했다. 전문가들은 “대구첨복단지가 여전히 연구기관 중심의 폐쇄형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민간 투자 유입과 사업화 연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정부 계획에 반영됐다고 해서 산업 생태계가 곧 살아나는 건 아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간판이 아니라, 입주기업이 실제로 성장할 수 있는 R&D 지원과 자금, 인력의 지속적 순환 구조”라고 꼬집었다.
대구시는 이번 종합계획 반영으로 ‘동북아 최고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도약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미 오송 첨복단지와의 경쟁에서 기업 유치, 기술 상용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모두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지역 의료기기 기업들은 “정책 지원이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연구성과의 기술이전·투자 연계 구조가 약하다”며 “창업센터·스마트팩토리 조성 등 인프라 중심의 계획이 아니라, 산업 전주기에 걸친 실질적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대구시는 2026년까지 제약 스마트팩토리와 메디밸리 창업지원센터를 완공하고, 인력 양성 및 창업·사업화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4차 종합계획 당시에도 유사한 계획이 제시됐던 만큼, 이번에도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는’ 반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계획서엔 ‘혁신’, ‘도약’, ‘선순환’이란 단어가 가득하지만, 정작 현장에선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멈춰 있다”며 “대구첨복단지가 진정한 의료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으려면, 보여주기식 계획이 아닌 체감 가능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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