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지난 10년간 주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부실기업 회생을 위해 28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절반 이상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달성군)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10개 주요 은행이 진행한 326건의 기업 구조조정 중 56%가 실패로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326건의 기업 구조조정 중 구조조정 성공 기업은 121개, 실패 기업 157개, 진행 중 48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투입한 자금은 총 28조 1299억 원, 이 가운데 회수액은 11조 5589억 원(회수율 41.1%)에 그쳤다. 특히 국책은행의 회수율은 산업은행 36.1%, 기업은행 34.0%로 낮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부실기업에 대한 반복 지원이 구조조정 실패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공 기업의 평균 구조조정 기간은 약 58개월(4.8년)로, 가장 긴 사례는 농협은행의 169개월(14년)이었다. 현재 농협은행에는 182개월 이상 진행 중인 구조조정 기업도 존재해 ‘최장기 구조조정’ 불명예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실패율이 23.3%(30곳 중 7곳)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은 60.5%(248곳 중 150곳)로 훨씬 높았다. 이는 중소기업의 자생력 한계와 회생지원 체계 미흡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정부가 산업구조 전환을 유도 중인 석유화학업계의 자율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금융권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의 자구 노력이 늦어지면서 자금지원 규모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산업정책과 구조조정을 연계한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산업 구조가 급속히 재편되는 시점에, 현행 구조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며 “부실기업을 무한정 연명시키는 관행을 버리고, 선제적 산업 재편과 책임 있는 자금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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