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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혼자 가는거야?"…강남 도심 달리는 배달로봇


지난 6월 배달로봇 '딜리' 세 번째 모델 선봬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지난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언주역 인근 도로. 배달앱 요기요의 깃발을 단 배달로봇 '뉴비'가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주행하고 있었다. 네 개의 바퀴를 장착한 직사각형 형태의 이 로봇은 인도 위를 스스로 움직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저거 혼자서 가는 거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틀 뒤인 17일 강남구 봉은사로 일대에서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 '딜리'가 차량과 오토바이, 보행자 사이를 피해가며,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도로(약 1.5m/s)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지난 17일 배달로봇 '딜리'가 강남구 봉은사로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량을 피해 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설재윤 기자]
지난 17일 배달로봇 '딜리'가 강남구 봉은사로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량을 피해 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설재윤 기자]

'딜리'는 횡단보도 앞에서 좌우를 살핀 뒤 안전을 확인하고 건너는가 하면, 인도가 없는 이면도로에서는 차량을 피해 옆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보행자가 많은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통행이 원활한 구간에서는 속도를 높였다.

로봇이 건물 앞에 도착하자 주문자에게 인공지능(AI) 안내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고, 이후 문 열림 버튼을 활성화해 사용자가 직접 배송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청록색 직사각형 디자인에 4개의 바퀴, 야간에도 잘 보이도록 설치된 형광봉까지 더해진 '딜리'는 아기자기한 외형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신기하다" "귀엽다" "실제로 배달하는 것 맞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보였다.

지난 17일 배달로봇 '딜리'가 강남구 봉은사로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량을 피해 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설재윤 기자]
우아한형제들 배달로봇 '딜리' [사진=설재윤 기자]

이번 모델은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딜리'의 세번째 버전으로 지난 6월 한국로봇산업진흥회로부터 인증을 받은 뒤 8월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이전 모델 대비 경사로 주행 능력과 야간 인식 성능이 개선됐고, 적재 공간도 더 넓어졌다.

자율주행에는 차량용 라이다(LiDAR) 센서가 활용된다. 로봇이 주변 상황을 실시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경로를 스스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과 논현동 일대에서 자사 장보기 서비스인 '배민 B마트' 로봇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했으며, 기존 배달의민족 서비스의 기술을 접목해 운용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국내 최초로 건국대에 실외 로봇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내부에 실내 배달로봇 9~10대를 시범 운용하고 있다.

요기요 또한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인천 송도에서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 2월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서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본격 시행했다.

이들이 강남구를 테스트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강남 일대는 이면도로와 경사로가 많아 주행 시험에 적합하고, 오피스 밀집 지역으로 배달 수요도 많은 것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배달로봇은 특히 점심·저녁 등 배달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배달 지연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건물 1층까지만 접근 가능해, 내부 층으로 이동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건물 내부까지 진입 가능한 통합형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실내외를 오가며 배달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아파트 단지 내부의 보안 문제나 외부인 출입 통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배달로봇이 기존 배달 라이더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보행 로봇은 '보행자'로 분류돼 인도로 이동할 수 있는 반면, 배달 라이더는 차도로만 이동해야 해 배달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 형제들 관계자는 "로봇이 일자리를 뺏는다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라며 "라이더들의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보조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 오는 날이나 교통사고 위험이 상황에서 로봇이 라이더를 대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배달로봇 '딜리'가 강남구 봉은사로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량을 피해 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설재윤 기자]
배달 로봇 딜리가 건물 앞에 도착하면 문 열림 버튼을 활성화해 수령자가 배송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설재윤 기자]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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