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대한응급구조사협회(이하 협회)가 소방청의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협회는 이번 개정안이 간호사 구급대원에게 1급 응급구조사의 모든 업무를 허용하려는 내용이라며 “병원 전(Pre-hospital) 응급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행정편의적 조치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12일 협회에 따르면 응급구조사는 1994년 응급의료법 제정과 함께 국가가 양성한 전문 인력으로, 대학에서 3~4년간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국가시험을 거쳐 자격을 취득한다.
재난 현장과 이송 과정 등 병원 전 단계에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고 응급처치를 수행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협회는 “응급구조사는 병원 밖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으로, 간호사와는 교육과정과 역할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단순히 간호사 채용이 늘었다는 이유로 동일한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국가 자격체계의 근간을 부정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간호학은 병원 내 환자 간호와 회복에 중점을 두지만, 응급구조학은 통제되지 않은 현장에서 최소한의 장비로 생명을 지키는 응급처치에 초점을 맞춘다”며 “기도삽관 등 고난도 현장 처치를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간호사에게 허용하는 것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실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수 전문직군의 영역을 무시하는 것은 응급구조사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훼손하고, 응급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개정안은 구급체계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소방청에 개정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은 “이번 개정안은 직역 이익을 위한 싸움이 아닌,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외침”이라며 “간호사 구급대원에게 1급 응급구조사의 모든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병원 내 간호에 중점을 둔 간호학과 병원 밖 응급처치 중심의 응급구조학 간 본질적 차이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방청이 국가 면허·자격체계를 침해하는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지 않는다면, 협회는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포함한 모든 법적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국민과 정부는 응급의료 시스템 근간 훼손을 중단하고, 현장의 응급구조사들의 전문성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박영석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부회장(선문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교수)도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응급의료법·의료법 등 타 법령과의 체계적 충돌을 초래하며, 응급구조사의 법적 업무범위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임입법 한계 위반과 관리 책임의 불명확성 등 법제적 정합성이 부족한 만큼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응급의료체계의 법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끝으로 “이번 사안은 단순한 직역 갈등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행정 편의에 따른 제도 변경이 아닌, 응급의료체계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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