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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원 금융 송금, 바닷속 케이블 몇 가닥에 의존하는 한국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금융·데이터 인프라가 극도로 취약한 구조 위에 놓여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우리나라가 세계와 연결되는 국제 통신망은 단 11개의 해저케이블과 3곳의 육양국(해저케이블 육상 연결시설)에 집중돼 있으며, 이 중 일부만 손상돼도 국가 경제 전반이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한국의 국제 통신망이 일본과 타이완 해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지역은 지진과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이중의 위험을 안고 있어, 케이블이 끊길 경우 매일 10조 달러(약 1경원)에 달하는 국제 금융 송금이 중단될 수 있다. 외환 거래, 증권 결제, 기업 전산망 등 금융 시장 전반이 ‘올스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타이완은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통신 인프라 타격의 교훈을 얻은 타이완은 전국에 700개 위성통신 수신소를 설치하고, 스페이스X ‘스타링크’와 영국 원웹(OneWeb) 등 글로벌 위성 기업과 협력해 해저케이블이 차단되더라도 국가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비상 통신망을 구축했다. 더 나아가 자체 위성망 개발까지 추진하며 통신 주권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IT 차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경제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해저케이블 몇 가닥에 국가 금융 시스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경기도 평택시 병)은 “현재 구조는 금융 시스템의 안전핀을 뽑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타이완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금융망이 끊기지 않을 비상 통신망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저케이블 경로 다변화와 우주 인터넷을 활용한 금융 비상망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며, 데이터 인프라는 이제 IT 산업의 영역을 넘어 국가 경제와 안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의 ICT 강국 이미지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에 경고음을 보낸다. 실제 인프라는 치명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으며, 해저케이블 일부가 손상될 경우 복구에는 수 주 이상이 소요된다. 그 사이 금융·산업·행정 시스템은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데이터 인프라의 다변화와 위성 기반 비상 통신망 구축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보완책이 아니라, 한국 경제를 방어하기 위한 새로운 차원의 국가 전략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 [사진=김현정 의원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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