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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각형' 패밀리 전기 SUV의 탄생⋯기아 'EV5'


정통 SUV 차체에 뛰어난 공간 활용⋯첨단 전기차의 스마트함
고급스러운 주행감과 핸들링⋯'페달 오조작 방지' 등 첨단 사양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기아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세그먼트(차급)인 준중형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EV5'를 내놓으며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낸다. 정통 SUV의 외관을 했지만, 미래 모빌리티의 스마트함과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감, 최첨단 안전사양까지 갖춘, 이른바 '육각형' 스펙의 차량이라 할 만 하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GT라인)' 시승은 23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가평군 설악면 일대를 오가는 왕복 약 95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서울 근교의 국도와 와인딩 코스, 고속도로 구간을 지나는 코스로, 다양한 환경에서 패밀리카로서의 면모를 확인했다.

기아가 EV3, EV4, EV6, EV9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보인 E-GMP 기반 전용 전기차 EV5는 EV 라인 중 유독 정통 SUV의 차체와 디자인을 강조한다. 기존 전기차들은 내연기관차와 차별화를 위해 미래형 디자인을 앞세우곤 하는데, 첫인상 자체가 강인함을 강조한 스타일이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GT라인)' 시승 차량 측면. [사진=김종성 기자]

차체 크기는 전장 4610mm, 전폭 1875mm, 전고 1675mm, 축간거리 2750mm로, 기아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비슷하다. 도심이든, 비교적 좁은 주차 공간이든 운전자가 쉽게 적응하고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는 크기다.

넉넉한 공간감도 패밀리카로서 매력적이다. 전기차는 차체 아래쪽에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차와 전고(높이)가 비슷하면 실내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EV5는 81.4kWh의 대용량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실내 높이를 충분히 확보했다. 2열에 앉았을 때도, 1열 좌석까지 성인 주먹 3개 정도는 들어갈 수 있는 레그룸(다리 공간)과 여유로운 헤드룸(머리 위 공간)을 확보했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 2열 공간. [사진=김종성 기자]

2열 탑승객들을 위한 각종 아이템들도 인상적이다. 2열에서도 온도를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공조 장치를 마련했다. 그리고 1열 시트 뒤쪽에 있는 시트백 테이블은 간식을 먹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는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거치할 수 있는 홀더도 있어 차 안에서의 시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 2열에 있는 확장형 센터콘솔. [사진=김종성 기자]

뒷좌석 승객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확장형 센터콘솔은 공간 활용성을 돋보이게 한다. 전기차의 평편한 실내 바닥을 활용해 수납 공간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과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끈다. 특히 새로운 GUI(Graphic User Interface) 디자인을 적용하며 월트디즈니컴퍼니와 협업한 디스플레이 테마도 적용했다. 시승 차량의 경우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프로필, 내비게이션 화면의 내차 위치 표시 등에 마블 캐릭터 디자인이 반영됐다. 기아는 앞으로도 협업을 통해 픽사, 스타워즈 등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활용한 신규 테마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 1열. [사진=김종성 기자]

운전석에서 전방을 바라보면 소위 '근육질' 스타일의 보닛 볼륨감이 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시야가 인상적이며, 노면 시야 확보를 위해 시트를 높여도 헤드룸 공간이 넉넉해 정통 SUV 스타일을 잘 구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니 약간 묵직한 느낌으로 미끄러지듯 출발했다. 실내 주차장에서 공도로 나가기 위해 서서히 주행할 때의 핸들링 감각은 마치 대형 SUV를 탄 것 같은 인상도 준다. 배터리 때문에 차체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인가 했는데, 속도를 높이고 차선을 변경하거나, 곡선 구간을 지날 때 느껴지는 것은 무거운 핸들링이 아니라 안정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가속감도 매우 부드러웠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 트렁크 [사진=김종성 기자]

EV5는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 멀티링크 조합의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해 패밀리카에 적합한 승차감과 안정적인 핸들링 성능을 동시에 구현했다. 특히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차체 움직임이 매우 안정적인 것인데, 이는 후륜 크로스멤버에 적용된 '하이드로 부싱'의 효과다. 내부에 유체가 봉입된 부싱이 노면 요철에서 발생하는 잔진동을 매끄럽게 걸러주며, 과속방지턱이나 고속도로의 미세한 파동 구간에서도 차분한 승차감을 유지한다.

또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과 핸들링을 완성하기 위해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적용했다. 이 댐퍼는 노면의 진동 주파수에 따라 감쇠력을 달리해 고속 주행 시 차체를 단단히 지지하면서도 저속 주행에서는 승차감을 부드럽게 유지한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 트렁크의 러기지 보드. [사진=김종성 기자]

정숙성도 수준급이다. 차체 내부 곳곳에 흡차음재를 꼼꼼하게 더하고 흡음 타이어를 적용하며 고속 주행 구간에서 노면 소음 억제력을 높였다. 전면과 1·2열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하며 풍절음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신차에 전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과 연계한 차량 시스템 조정도 눈길을 끈다. 창문을 연 상태로 주행을 하다가 전방에 터널이 나오면 차량이 알아서 창문을 닫는다. 그리고 터널을 모두 통과하면 알아서 다시 이전에 열어뒀던 만큼 창문을 연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활용해 크루즈 주행을 할 때, 설정해 둔 주행 속도를 100km/h로 하는 상황에서 제한속도 80km/h 구간을 만나면 알아서 설정 주행 속도를 제한 속도로 낮춘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차간 거리, 굽은 도로, 고속도로 진출입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다양한 상황을 알아서 인식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아도 속도를 줄이고, 정차 제어까지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

시승 코스 중간 기착지에 전시된 기아 'EV5'. [사진=김종성 기자]
기아 'EV5' 인테리어. [사진=김종성 기자]

EV5는 최첨단 안전 사양도 탑재했다. 도심 주행이나 주차·출발 시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해 주는 '가속 제한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를 기본으로 적용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EV5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패밀리 SUV 라인업을 갖춘 기아의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 SUV 디자인과 최신 전기차의 스마트한 기술,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편안함과 편리함, 실용적인 실내 공간, 안전에 안정적이며 고급스러운 주행감과 승차감까지 두루 갖춘 '육각형' 패밀리 전기 SUV라 할 만 하다. 가족을 위한 첫 전기차로 충분한 매력이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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