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여야 간 모처럼 '협치'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교섭단체 연설과 그 과정에서 터진 막말 파문으로 정국이 또다시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 대통령까지 나서 여당의 양보를 당부하고, 야당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화해 모드'가 조성됐지만 '강 대 강' 대치 상황으로 2일 만에 경색됐다. 이번 사태로 여야의 모든 대화의 문이 닫힐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fa3c9b9e3af09.jpg)
정청래 "국힘, 내란세력과 단절 못하면 위헌정당 심판"
포문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세력', '위헌 정당' 등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정 대표는 전체 연설에서 '내란'이라는 단어를 총 26번 언급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야당을 겨냥한 날 선 발언들을 쏟아낸 것이다
정 대표는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라고 못 박은 뒤 "국민의힘에 간곡히 제안한다. 내란과 절연하라.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한 사과 하라"며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당 독재', '야당 탄압'으로 맞섰다. 송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정치는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며 "일당 독재의 폭주를 멈추라"고 일갈했다.
송언석 "민주당, 위선 벗고 '나홀로 독재당'으로 당명 바꿔라"
특히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지성의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어 "민주라는 위선의 탈을 벗어 던지고 '나홀로 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꿔라"라며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해 고강도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송 원내대표의 연설에 정 대표는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 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치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던 것 같다. 무슨 반공 웅변대회 하는 것인가"라며 "너무 소리를 꽥꽥 질러서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정청래 '노상원 수첩' 발언 중 송언석 '막말'
여기에 전날 정 대표의 연설 과정에서 송 원내대표가 정 대표에게 한 '막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국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정 대표가 전날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연설하는 대목에서 본회의장 의석에 앉아 있던 송 원내대표가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계획 단계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자신의 수첩에 주요 정치인 등을 "폭파 사살"할 계획을 적어둔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로 확인된 바 있다. 사실상 송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를 향해 '죽어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셈이다.
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언석, 의원직 사퇴하라"며 "노상원 수첩에 살 떨리고, 송언석 패륜적 망언에 치 떨린다. 이것이 국힘 DNA인가. 사람이기를 포기한 송 씨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라고 비판했다.
與 "모든 수단 총동원해 송 원내 책임 물을 것"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와 국회의원 제명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송언석 원내대표의 막말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며 "(여당 대표가) 국민께 집권당의 비전과 공약을 표명하는 자리에서 끔찍한 망언을 한 송언석 원내대표는 제정신인가"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재명과 정청래가 죽었으면 좋았겠다'는 말로 번역될 수 있는 말"이라며 "송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과 정 대표에게 사죄하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막말' 사태로 여야 간 모든 대화가 '올스톱'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여야 간 모든 대화를 재고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송 원내대표에게 달려 있다"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이 문제와 별개로 생각하지만 송 원내대표의 명백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송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정회 도중 기자들이 해당 발언의 사실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9b1ade1751b5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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