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조지연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경산시)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20여년전 만남이 지역정가 화두로 떠올랐다.
10일 김대중 회고록 등에 따르면 2006년 3월 21일, 경북 경산 영남대학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강단에 섰다. 이 자리에서 한 여대생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새내기 정치학도였지만 당찬 포부를 드러냈고, 김 전 대통령은 “여성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는 격려를 건넸다. 이 여대생이 바로 현재 국민의힘 경산시 지역구의 조지연 국회의원이다.

영남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창학 정신을 세운 학교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문 자체가 상징성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특강과 질의응답을 통해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조언을 전했다. 그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국민과 함께 걸으며 한 발짝만 앞서 나가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조언은 한 정치학도의 가슴에 깊이 남았고, 훗날 정치의 길을 걷는 동력이 됐다.
조 의원은 대학생 시절부터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포부를 품었고, 영남대에서의 이 만남은 그의 정치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는 이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행정관을 거쳐 2024년 총선에서 경산시 지역구에 출마, 최경환 전 부총리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는 초선임에도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조 의원은 내란 특검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정치적 파고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가 논란이 됐지만, 조 의원은 “면담 일정 취소를 알리기 위한 통화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은 그를 향한 특검의 움직임을 ‘정치적 시련’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격려를 떠올리며 “정치인의 길은 언제나 시험대의 연속”이라며 “당시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철학과 현실감각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지역 민심을 기반으로 정치개혁과 새로운 보수의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도 기록된 영남대 강연은 동서 화합과 민주주의 발전을 향한 메시지로 기억되고 있다. 20년 전 여대생에게 건넨 ‘여성 대통령’의 덕담은 한 정치인의 꿈을 키웠고, TK(대구·경북) 지역 보수 정치의 새 흐름을 이끄는 상징적인 이야기로 회자될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