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충남 전역이 극한 호우로 재난 수준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프랑스 파리 출장 강행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의원 일동은 24일 성명을 내고 “재난 상황에서 도지사의 책무를 망각한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충남은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산사태와 하천 범람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가운데, 김 지사는 지난 23일 프랑스 유니버시아드 대회 관련 출장길에 올랐다. 도의원들은 “수해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강행해야만 했던 출장인지 의문”이라며 “재난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도지사가 현장을 비운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은 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성명에서는 “수해로 고통받는 도민을 외면하고 출국한 김 지사에게 도지사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도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국제대회 참석이 아니라 수마가 할퀸 현장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의 출장 전 발언도 논란을 키웠다. 그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충남의 이익을 위해 출국하는 것이 낫다”며 “더운 날씨에 외국 나가는 것도 고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도의원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라며 “책임감 있는 도지사의 모습은 현장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김 지사의 출장 논란은 지난 19일 김행금 천안시의장(국민의힘)이 전국적 재난 속에서 출판기념회를 강행한 사태와 맞물려 국민의힘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의 위기 대응 인식에 대한 비판으로 번지고 있다. 김 의장은 충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당일, 8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출판기념회를 열어 지역 사회의 강한 반발을 샀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의회 수장들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잇따른 부적절한 처신은 결국 주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의원들은 “지금이라도 김태흠 지사는 출장을 즉시 철회하고 수해 복구 현장으로 복귀하라”며 “도민은 위기 속 지도자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포=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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