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배 늘었는데 병원은 태부족…부산 기장군이 던지는 메시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부산시 기장군 인구는 2010년 약 9만3000명이었는데 정관신도시와 일광신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유입돼 현재 약 18만 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상급종합병원은 한 곳도 없고,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기장군에서 즉각 처치가 필요한 응급환자(LV1)와 10~15분 이내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LV2)가 기장군 내에서 치료한 경우는 35%에 불과했다. 응급한 환자의 65%가 빠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부산 시내 또는 다른 지역으로 이송돼야 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비슷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지역보건의료진단 기초연구 보고서를 보면 부산광역시 기장군이 의료이용 특성 취약지로 나타났다. ‘의료이용특성 취약지’란 지역 내 의료자원 부족과 접근성 한계로 인해 주민들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의료시설의 부족으로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나타내는 지역을 말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기장군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암 이외의 진료분야를 대폭 강화하면서 소아청소년과와 심뇌혈관센터,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의 일반진료를 보강하고 있다.

현재 규모로서는 의료팀 영입과 다양한 치료 제공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대란 이후 환자가 급증해 입원 대기에 대한 불만과 주차장 부족 등에 대해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1시간 내 이동 가능한 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보고 동부권, 중부권, 서부권으로 나눠 병상 수급 현황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가장 병상이 부족한 서부권의 경우 강서구에 3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300병상 규모의 서부산 의료원 등이 들어서는 만큼 병상 부족 현상이 해소될 예정이다.

동부권의 경우 계획이 없어 기장군의 병상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심평원 보고서를 보면 기장군의 인구 10만명 당 병의원급 의료기관은 54.8개로 전국 수준 73.2개보다 적다. 부산 도시 지역 86개와 대비해 큰 폭으로 적으며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은 1개(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불과하다.

인구 대비 병상 수는 471.1개로 전국 수준의 3분의 2에 불과하고 부산 도시 지역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특수 병상 또한 인구대비 16.2개로 전국 33개 지역 중 하위권에 해당한다.

기장군이 보유한 의료장비도 10년 이상 노후도가 높은 장비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응급의료 인프라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장군 소방서가 제공한 2024년 응급의료기관별 이송현황을 보면 전체 이송환자 5470명 중에서 58%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 기장군 내 의료기관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42%는 해운대백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 관외 지역으로 이송됐다.

이창훈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의학원장은 “많은 군민께서 공공의료를 믿고 찾는데 의료진과 장비, 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해 필수진료나 응급진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지자체와 지역민의 도움으로 심뇌혈관센터를 구축해 심뇌혈관질환 응급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는데 24시간 대응하기에는 의료팀이 부족하고, 현재 병상 규모로서는 필수응급 진료과를 모두 갖추기 힘들다”고 통로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 사업 참여로 병상 수 감축이 이미 이뤄졌으며 이에 따라 종합병원의 허리 역할을 하는 지역의 종합병원이 만성, 경증질환부터 필수의료의 영역까지 역할 수행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500병상 규모로의 확대를 통해 의료팀을 추가로 영입하고 장비를 갖춰 필수 진료 분야를 보강하는 것이 군민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