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공주에게 어울리는 하루를 만들어 달라"는 엄마의 요청으로 파리 디즈니랜드를 통째로 대관해 열린 9세 여자 어린이의 '호화 결혼식'이 아동학대를 의심한 관계자들의 신고로 중단됐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프랑스 르 파리지앵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21일 "디즈니랜드에서 결혼식이 열렸는데 신부가 너무 어리다"는 신고를 받고 디즈니랜드 파리에 출동했다.
![9살 딸의 '공주 결혼식'을 열다 관계자들이 모조리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사진=disneylandparis]](https://image.inews24.com/v1/9f2e3905e46d4d.jpg)
해당 결혼식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오전 파리 디즈니랜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성 앞에서 약 100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웨딩드레스 차림의 꼬마 신부는 신고 있던 하이힐이 힘겨워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넘어질락 말락 비틀거렸다.
그러나, 이날 결혼식은 진짜 결혼식이 아니었다. 신부 복장을 한 꼬마의 엄마가 '공주에게 어울리는 하루'를 아홉살 난 딸에게 선사하고 싶다면서 의뢰한 이벤트였다.
자리를 채운 하객은 돈을 받고 동원된 엑스트라였고, 행사는 영상으로 촬영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갈 예정이었다.
행사장인 파리 디즈니랜드의 예약은 몇 주 전에 이뤄졌으며, 이를 대관하는 데에 13만유로(2억1천만원)가 들었다고 한다.
![9살 딸의 '공주 결혼식'을 열다 관계자들이 모조리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사진=disneylandparis]](https://image.inews24.com/v1/956e1d62472861.jpg)
이번 사건은 '신부 아버지' 역할을 맡기로 하고 1만2천유로(1천900만원)를 받고 현장에 온 라트비아 출신 남성(55)이 신부가 어린이라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놀이공원 측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다.
디즈니랜드 관계자들은 신고를 받고 행사를 중단시켰으며 불법적인 아동 결혼이나 아동 학대·착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수사당국은 행사의 주인공이었던 아홉살 여아의 엄마(41)와 '신부 언니' 역할을 맡은 라트비아 여성(24), 신고자인 '신부 아버지', 신랑 역할을 맡고 이번 행사 준비를 총괄한 영국인 남성(39) 등 4명을 체포했다.
조사 후 당국은 아동학대 등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체포됐던 4명 중 신부 차림을 한 꼬마의 엄마와 신부 아버지 대역 등 2명은 무혐의로 석방했다. 이 과정에서 9살 여아의 신체 상태에 대한 검진도 이뤄졌다.
![9살 딸의 '공주 결혼식'을 열다 관계자들이 모조리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사진=disneylandparis]](https://image.inews24.com/v1/1bd7530748dd47.jpg)
다만, '신부 언니'와 '신랑'은 허위 서류를 제출하고 마치 이번 행사가 진짜 결혼식인 것처럼 디즈니랜드 측을 속인 혐의로 수사를 계속 받고 있다. 특히 신랑 역할을 맡은 영국인 남성은 사기, 배임, 자금 세탁, 신분 도용 혐의로 예비 기소된 상태였다.
검찰은 "이 영국 남성이 본국에서 과거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영국 성범죄자 등록부상의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현재 수배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적자인 이 꼬마와 그의 엄마는 프랑스 거주자나 체류자가 아니며 행사 이틀 전 프랑스에 입국했다"고 부연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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