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오일 되겠다"는 공수처장 후보…與 의원 '한숨'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이 17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에 대해 "프로필로는 좋은 분이지만 공수처장직에는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형동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오 후보자는 좋은 수사관을 뽑겠다고 했지만, 보는 눈이 정확해야 지시를 할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고위 공직자를 수사하는 공수처를 이끌 처장 후보자가 수사 경험이 없는 법관 출신이라는 점을 부적격 사유로 꼽았다. 오 후보자도 '수사 경험이 있느냐'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법관 출신으로서 수사 경험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수처를 이끌려면 검찰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거나 비슷한 수사 능력은 가져야 한다"며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분들이 있음에도 자신이 공수처장을 해야 한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공수처는 수사 역량이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한 것도 맞다"며 "저는 정말 탁월한 수사 능력을 갖춘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고 수사 역량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 후보자가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증원 필요성을 언급하자, 김 의원은 "사람 많이 주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나도 말할 수 있다"며 "후보자가 됐으면 기관의 문제가 어떤 것이 있는지 방향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자는 "상당히 좋은 엔진을 탑재한 차에 엔진오일이 없는 정도라고 비유하겠다"며 "저는 소중한 엔진오일이 되어서 공수처를 훌륭한 기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말을 들은 김 의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 후보자의 답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오 후보자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 지적에 대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했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하자, 국민의힘에선 "공수처장을 하겠다는 분이 그동안 기관 역사 중 문제 된 것은 확인하고 들어와야 하지 않겠나"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언론을 통해 확인하면 언론만 믿을 것인가"라면서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서도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만 있는데, 그걸 그대로 믿고 수사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공수처의) 이력은 알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내가 이 자리(공수처장직)에 적합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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