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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尹 민정수석실, '검찰 그늘' 벗어나야 '민심' 얻어


사정기관 총괄하던 靑과 차별화…'민심 청취' 강화
정보 부재·편향성→국정난맥 이어 '총선 참패' 결과로
민정수석 김주현 유력…하마평 대부분 검사장 출신
"공감 결여 지적 잊었나…민심 직언할 인물 찾아야"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민정수석실 신설을 골자로 한 대통령실 인적·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일명 "'사직동팀'은 없다"던 윤 대통령이 취임 2년 만에 '민정수석실 부활' 카드를 꺼낸 건 민심을 왜곡 없이 파악해 국정운영의 난맥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서실장 퇴임 및 신임 비서실장 취임 인사 행사를 마친 뒤 이관섭 전 비서실장을 배웅하고 있다. 2024.04.23.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서실장 퇴임 및 신임 비서실장 취임 인사 행사를 마친 뒤 이관섭 전 비서실장을 배웅하고 있다. 2024.04.23. [사진=대통령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비서실장, 정무수석 교체에 이은 3기 대통령실 인적·조직 개편이 민정수석 임명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민정수석실 신설은 지난 달 29일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에서도 처음에 민정수석실을 없앴다가 2년 뒤에 다시 만들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왜 그런 판단을 하셨는지 조금 이해 가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기정 사실화 됐다.

과거 청와대에서는 민정수석실이 공직 비리 감시, 검찰·경찰 등 사정(司正)기관 총괄, 세평 수집 등의 역할을 했다. 검찰 출신으로서 그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윤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합법을 가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다는 문제 인식으로 폐지를 공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2024.04.29.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고 있다. 2024.04.29. [사진=대통령실]

이번에 신설될 민정수석실의 기능은 사정이 아닌 '민심 청취'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서 정책 수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이 대표 의견을 듣은 뒤, "국정 운영하다 보니까 민심 정책이 현장에서 이루어질 때 어떤 문제점과 개선점이 있을지 이런 정보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하는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부활을 예고했다.

이번 정부 들어 나타난 의정 갈등,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등은 정보의 부재에서 기인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여기에 '여당 참패'라는 총선 결과를 맞닥뜨린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신설함으로써, 더 이상 정보의 부재 또는 편향된 정보에서 비롯되는 국정 난맥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린 걸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민심 청취'라는 기능에 적합한 조직과 인물을 꾸리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 파악을 위한 정보 획득에 주안점을 둔다면 과거의 민정수석실과는 방향이 달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진솔한 민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겠다면 큰 틀의 비전을 정하고 단기, 중장기적 미션을 정한 뒤 거기에 맞는 조직으로 구성해야 한다"면서 "지엽적인 인사 관리나 말초적인 미션만 생각하고 실질적인 속내는 종전의 기능의 반복하려는 것이라면 실패는 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거론되는 민정수석 후보군 대부분이 검사장 출신이라는 점은 수석실 신설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63·사법연수원 18기),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58·사법연수원 26기),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57·사법연수원 22기) 등이 우선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심을 듣겠다고 하면서 검사장 출신을 수석에 앉히면 결국 '믿는 놈에게 정보를 맡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지금까지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실패했다고 보는 중요한 부분이 '공감 결여'에 있다는 점에서 보면, 정보를 정의감의 관점에서 'O, X'로 구분할 사람보다는 민심에 공감하고 이를 직언할 수 있는 인사가 적임자"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사장 출신 민정수석 임명은) 검찰이 통제가 안 되면 정권 후반 권력 누수가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해 사정기관을 견제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청와대 민정수석실 출신 인사는 "민심을 획득하고 분석하는 것은 과거지향적 일이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민정수석실은 이보다는 미래지향적 업무를 해야 한다"며 "검사장 등 평생 수사 업무에 매진한 인사들은 업무 특성상 포지티브하고 미래지향적인 사항을 숙고할 수는 있어도 이것을 다룰 테크니컬한 경험이 부족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산하에는 '법률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을 두고 민심 정보를 수집할 '민정비서관'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정비서관실, 법무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까지 4개의 비서관실을 뒀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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