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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모두가 알고 있는 답을 외면하는 여당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당선자 회의 3번·중진 회의 2번·낙선자 회의 1번·토론회 1번. 4·10 총선 이후 20일 새 7번의 격론 끝 나온 아이디어는 '전당대회용 비대위'였다.

국민의힘 얘기다. 총선에서 패배한 당이 20일 동안 말로 '반성과 혁신'을 외치면서 장고 끝에 내놓은 답치고는 꽤나 싱겁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7번의 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당 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전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변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지도부 체제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달 29일 윤 권한대행 브리핑에는 어디에도 '고심의 흔적'은 없었다. '12년 전에 당을 이끌었던 원로가 차기 전당대회를 관리할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 전부였다. 윤 권한대행은 새 당 지도부 선출까지 당 운영을 황우여 상임고문에게 맡겼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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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개최된 낙선자 회의와 토론회에서는 당 지도부가 상정한 '관리형 비대위'를 두고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대로 가다간 당이 진짜 망한다'는 위기감에서다. "상식 수준의 변화와 혁신으로는 당의 미래는 없을 것"(오신환 서울 광진을 후보), "체질을 바꿀 강력한 권한을 가진 지도부가 용산에 할 말을 해야 한다"(손범규 인천 남동갑 후보) 같은 수준은 예사였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윤 권한대행 앞에서 "내가 험지에서 당선될 수 있던 이유는 중앙당과 정반대로 선거 전략을 짰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해당 행위'에 가까운 발언까지 써가며 쇄신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진·당선인의 '총의'라는 말 앞에 낙선자들의 목소리는 묻혔다. 비대위원장직을 일단 받아든 황 고문도 '전당대회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말 뿐이다. 앞서 윤 권한대행이 직 수용 의사를 우선 타진한 다선 현역 중진들 모두 '실권도 없이 이쪽저쪽에서 욕만 먹을 비대위원장을 왜 해야 하느냐'는 반응이었다고 하니, 황 고문의 '몸 사리기'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총선 3연속 참패'에도 여전히 주저하고 있는 국민의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험지에서 생존한 김재섭 당선인은 4.10 총선 결과 평가 토론회에서 '모두 답은 알고 있는데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민이 여당에게 선거를 통해 준 메시지는 '실책을 반복하는 용산에 제 할 말을 못하고 있다'는 준엄한 지적이다. 도저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찐윤' 재등판설부터 나서서 정리하면 된다. 그리고 피 토하는 심정으로 혁신과 쇄신을 외친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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