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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실마리 풀지 못한 '영수회담'…'5월 국회' 더 꼬였다


여야, '5월 본회의' 합의 불발…'채상병 특검' 이견 커
'빈손' 영수회담 후폭풍…여야, '쟁점 법안' 신경전 과열
'총선 민심' 등에 업은 민주당, 국회의장 압박 본격화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영수회담이 4·10 총선 이후 심화된 여야 대치를 해소할 열쇠가 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정국을 꽉 잠그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반대하자, 야당이 '강행'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다.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희의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희의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끝났지만, 정국을 흔들만한 구체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쟁점 법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해지면서, 여당의 강경 노선은 더욱 선명해진 분위기다. 야당 역시 정부여당의 입장을 확인한 만큼, 그동안 추진하려던 법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그러다 보니, 여야 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윤재옥 국민의힘·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의사일정 관련 협의에 나섰지만, 오후 5시 30분부터 40분 동안 진행된 회동은 또다시 '빈손 회동'으로 마무리됐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의사일정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불만의 화살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돌리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입장 차이가 있어도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협의를 지금 이끌어가고 계시는 것이고 어느 순간에 의장이 결심을 하셔야겠죠"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을 고리로 대여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 전환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못을 박을 정도로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여당이 4·10 총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윤 대통령의 의지 변화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쟁점 법안을 수용하지 않은 윤 대통령을 통해 법안 강행을 위한 포석을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에서 여러 의제를 제안했지만, 이 중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5월 임시국회와 맞닿은 것은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다. 윤 대통령이 일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면 이번 마지막 국회는 '여야 협치'로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결국 정반대 결과를 낳게 됐다. 윤 대통령이 유일하게 답변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갈등 촉발만 일으키면서다. 대통령실은 무조건 반대는 아니지만 법리적 문제 해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민주당은 '독소조항'을 언급한 만큼 사실상 거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9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영수회담 이후로 미뤄질 때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윤 대통령이 쟁점 법안에 대한 기존 입장이 달라진다면, 여당도 방향성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기조 변화가 없자, 윤재옥 원내대표는 "합의된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연다면 동의해 줄 수 있으나, 정쟁 유발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본회의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희석 선임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태원특별법과 채상병특검법에 법리적으로 수정돼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은 국회 상임위 논의 단계에서부터 누차 지적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윤재옥(왼쪽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비공개 회동에 각각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재옥(왼쪽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비공개 회동에 각각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현재 승기를 잡은 쪽은 민주당으로 보인다. '정권 심판론'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소위 '민의'를 잡았다는 분석과 함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찬반'을 조사(오차범위 ±3.1%p, 응답률 6.7%)한 결과, 거부권 반대는 65.2%, 거부권 찬성은 23.5%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다 보니, 정부여당의 입장을 확인한 민주당은 여론을 등에 업고 '강공 모드'에 돌입했다. 여당은 물론 여야 합의를 이유로 본회의 개의에 소극적인 김 의장 압박에 나선 것이다. 더욱이 과반 의석 확보로 쟁점 법안 추진에 여당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 만큼, 화살은 본회의 개의 권한을 갖고 있는 김 의장을 향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38명은 성명서를 통해 "여야 합의 불발을 이유로 본회의를 열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더욱이 내달 4일부터 14일간 진행되는 김 의장의 북남미 주요 국가 순방을 두고 "우리는 필사적으로 의장의 해외 순방을 저지하고 본회의를 개최해 국민의 명령을 반드시 관찰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김 의장은 "여야 간 합의가 오랜 관행이니, 합의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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