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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안 하면 가족 죽는다"…불안 조장해 거액 뜯은 무속인 '집유'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당장 굿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속여 거액의 돈을 뜯어낸 50대 무속인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 [사진=픽셀스]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 [사진=픽셀스]

27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사기,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무속인 A(51·여)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2020년 6월 코로나19 사태로 출근을 하지 못한 승무원 B씨가 직업 상담을 위해 신당을 찾아오자 "엄마에게 상문살이 끼었다. 당장 굿을 하지 않으면 엄마가 죽는다"고 속여 3차례에 걸쳐 2970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직장 문제로 점을 보러 온 30대 직장인 C씨에게 "이혼살이 있어 결혼을 못 한 것", "묘탈이 있으니 풀어야 한다"는 등의 말로 속여 627만 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또 작년 1월에는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D 씨에게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얼굴 보고 가마. 원귀가 돼 구천을 떠돌 거다'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그해 2월 5일까지 62회에 걸쳐 연락하며 스토킹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재판에서 "굿을 하지 않으면 당장 해악이 실현될 것처럼 고지한 사실이 없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속아서 굿을 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위안 또는 평정을 얻고자 자발적인 의사로 굿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굿을 서두를 합리적 이유가 없음에도 호통치면서 즉석에서 카드 한도를 상향하게 만들어 당일에 거액의 굿값을 결제하는 등 종교 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고 죄질도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우리 사회가 무속 행위의 사회적 기능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고, 실제로 일정한 구색을 갖춘 무속 행위를 진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한편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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