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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나면 유가는 무조건 오른다?…섣부른 전망인 이유


'원유의 동맥' 호르무즈 해협 봉쇄 안하면 유가 폭등 가능성 낮아
OPEC+ 2분기까지 일 220만배럴 감산 조치가 현재로선 더 영향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습하면서 중동 산유국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실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공격을 단행하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다. 현재 중동은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이란은 중동 지역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원유 매장량이 많은 국가다. 두 국가 모두 핵심 산유국은 아니지만, 충돌이 지속될 경우 원유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원유가격은 높은 등락을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25달러(0.29%) 내린 배럴당 85.4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10달러로 거래됐다.

실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유가가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유가격은 전쟁과 감산 조치가 있다고 해도 실제 수요가 공급을 넘지 않은 경우 등락 폭이 크지 않다. 앞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당시에도 유가가 상승했으나, 안정적인 공급이 이어지자 다시 하락했다.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은 일명 '원유의 동맥'이라고 불리는 걸프 해역 입구다. 이 곳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해협 외에 특별한 우회로도 없어, 봉쇄될 경우 급격한 원유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실제로 봉쇄될 경우 러시아 전쟁 초기 때처럼 100달러 이상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 역시 중동산 원유 수입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온다.

이에 이란은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해협 봉쇄를 강조해 온 바 있다. 다만 실제로 폐쇄한 사례는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없다.

현재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OPEC+(석유 수출국 기구)의 감산 조치다. 지난 3일 OPEC+는 제53차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JMMC)에서 오는 2분기까지 하루 220만배럴의 원유 생산을 감축하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이라크와 카자흐스탄은 과잉생산에 대해 보완하기로 약속하는 등 생산량 조절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다만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가 감산 조치를 이어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생산량 관련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상승기에 이익을 내기 위해 감산을 유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은 하루 600만 배럴의 추가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는 국제 유가와 소재 가격 등락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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