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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대문맨' 장경태 vs '중도·통합' 김경진…동대문을 표심은


장경태 "평생동안 살아갈 동대문"…'지역 전문가' 부각
'경륜' 앞세운 김경진, '현실 공약' 통해 지역 발전 약속

[아이뉴스24 김주훈,정승필 기자] 서울이 보수 정당의 불모지로 평가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내리 3선을 한 동대문구 을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지만, 경륜을 앞세운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가 주민 친화적 공약을 통해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장 후보는 '청년' 이미지를 통한 정책 추진력과 정권 심판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해 지역 사수에 총력을 쏟고 있다.

4·10 총선 서울시 동대문구을 지역구에 출마한 현역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 [사진=장경태·김경진 캠프]
4·10 총선 서울시 동대문구을 지역구에 출마한 현역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 [사진=장경태·김경진 캠프]

◇ 서울시립대 출신 '동대문맨' 장경태

장 후보는 민주당 내에서 청년 정치인이자 최고위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지역에선 '동대문맨'으로 유명하다. 동대문갑 지역에 위치한 서울시립대학교 출신으로 지역 연고가 뚜렷한 인물로 통하면서다. '현역 프리미엄'도 캠프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부분 중 하나다. 단지 현역 의원으로서 경쟁력이 높은 것이 아닌, 지난 4년 동안 지역에서 뛰었기 때문에 '지역 현안'에 다른 후보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현역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대문구을 지역구 유권자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장경태 캠프]
현역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대문구을 지역구 유권자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장경태 캠프]

장 후보는 "평생동안 살아갈 동대문"이라며 '동대문맨'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 만나 "장 후보의 강점은 '평생 동대문 지킴이'로서 대학 생활을 이 동네에서 했다는 점"이라면서 "국민의힘 출신 후보들은 그동안 연고도 없었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떠날 사람들인 만큼, 연고가 최대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출신인 장 후보는 오랫동안 동대문과 밀접해 있던 만큼, 핵심 공약도 '주민 친화적'이다. 구체적으로 △1호선·경의중앙선 숲길 조성 △자율주행 순환버스 도입 △어린이병원 유치 등이다. 실제 거주하면서 느낀 동대문 주민들의 편의를 향상시킬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 캠프의 설명이다.

특히 자율주행 순환버스의 경우 답십리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인근 지하철역인 청량리역과 답십리역까지 거리가 먼 만큼, 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공약이다. 캠프 관계자는 "주변에 큰 역이 두 개나 있지만, 답십리동의 경우 역까지 거리가 멀어 '교통 사각지대'가 존재해 이를 해소해 달라는 주민의 요구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마을버스를 중축하는 것은 조례와 예산상 어려운 만큼, '자율주행 순환버스' 도입을 통해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장 후보와 김 후보 간 오차범위 내 접전 여론조사가 나온 것을 두고 "안주하지 않고 심기일전해 다시 열심히 유세할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은 중앙 정치의 흐름에 따라 민심이 좌우되고 현재는 정권 심판론에 대한 민심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긴장하면서 더욱 열심히 선거 운동원 분들을 독려하면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중도·통합·실용' 김경진, 주민 불편 '해결사'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는 전남 장성군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 졸업 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천지검을 시작으로 검사가 됐다. 2007년에는 검사를 그만둔 뒤 환경미화원·소방공무원 체불임금 문제와 군사정권 고문 피해자 법률구조 소송 등을 도맡으며 인권 보장 활동을 펼쳤다. 김 후보의 정계 첫 입문은 17대 대선 때 '중도 개혁'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한 문국현 당시 창조한국당 후보의 법률특보였다. 현재 김 후보가 중요시하는 중도의 첫 시작이었다.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가 동대문구을 지역구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경진 캠프]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가 동대문구을 지역구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경진 캠프]

이런 그가 이번 총선에서 민생 위주 공약을 바탕으로 서울 동대문구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핵심 공약은 서울시립대에 의대 신설과 부속병원 설치다. 지역 주민에게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제공하는 공립 병원의 필요성을 고민한 결과물이다. 또 김 후보는 AI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 산업 진흥법' 제정에도 노력할 만큼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동대문구을에는 소외된 고령층이 많은데, 은퇴 연구원들을 활용해 수준 맞는 AI 교육 시스템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조차 하지 못하면 소외 계층의 사회 간격 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김 후보는 "저는 절박함 앞에서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도·실용·통합의 가치를 들고 유권자 여러분 앞에 섰다"며 "초고령사회로 전환 중인 우리나라 현 상황을 이해하고 주거 공간, 의료, 치안 등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하는 만큼, 전 국민이 인공지능(AI)의 활용법을 알아야 생산력 감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 후보 선거 캠프 사무소는 김 후보를 '사소한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더욱이 인공지능에 대한 후보의 정통한 지식은 단순 '암기'가 아닌, 생성형 AI '챗GPT 유료 서비스를 사용할 정도로 실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캠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 만난 자리에서 의료 시설 설립과 AI 기술 외에도 교통 공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대문구을은 95%가 주거지인데, 교통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경기 지역에서 청량리까지 오는 유권자들이 분당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왕십리에서 끝나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근데 또 왕십리에서 청량리까지 배차가 약 1시간 간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왕십리와 청량리 구간을 일반 열차처럼 늘리면 되는데, 이 부분을 꼭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직선거리로 보면 이 지역은 강남과도 굉장히 가까운데, 대부분 대중교통 노선이 여러 환승을 거쳐 둘러 간다. 이 부분 또한 시급히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 수도권, '정권 심판론' 여론 여전히 강세

동대문을은 현재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지만, 과거 16~18대 총선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내리 3선을 한 지역인 만큼 여당 입장에선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이뉴스24>와 만난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고 있어, 국민의힘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답십리동에 거주하는 80대 전모씨는 현재 동대문을 후보에 대해선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대통령이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가 잘되어야 자식들과 손자들이 편안할 텐데, 지금은 나라가 어지러워서 걱정"이라면서 "자식들이 살만한 나라를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고 뽑을 생각"이라고 했다.

같은 동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반감에 국민의힘에 투표하기 망설여진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기 고집대로 하고 있고 공정과 상식을 말하면서도 제가 보기에는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골치가 아프니 국민의힘을 찍을 마음도 안 생긴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장 후보가 지역에서 얼굴을 내비치지 않아 서운하다고 했다. 그는 "과거 민병두 전 의원은 등산로에 자주 와서 주민들도 많이 만났고, 홍 시장 아내는 시장에 와서 장도 많이 보는 등 주민과 가까웠다"며 "장 후보는 처음에만 자주 오더니 지금은 지역 돌보기가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농동에 거주하는 20대 김모씨는 "윤석열 정부가 싫은 것도 있고, 국민의힘이 일본과 친하다는 생각에 과거부터 반감이 있다"며 "장 후보가 저와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것보다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편"이라고 했다.

반면 같은 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배모씨는 정파를 떠나 경제 활성화를 이뤄줄 후보와 정당을 뽑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실 선호하는 정당도 없고 뽑고 싶은 후보도 없다"며 "물가가 많이 오르니 손님도 더욱 없고 다달이 나가는 돈만 늘어나는데, 당을 떠나 장사할 맛나게 해줄 정당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울=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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