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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목전 '대파 바람', '한동훈 바람' 막아섰다[여의뷰]


민심 자극 '대파 논쟁'…민주당 후보들 '화색'
尹 정부 잇따른 실책…민주당에 '공세 발판' 제공
'尹 그늘' 못벗어난 여당…'심판론 박스'에 갇혀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세가 매섭다. 올해 초만 해도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실책이 확고한 선거 전략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에서 김동아 서대문구갑 후보, 이지은 마포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에서 김동아 서대문구갑 후보, 이지은 마포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임계점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26일 대장동 재판 출석을 앞두고 진행한 서울 서대문갑 지원 유세에선 "정치 검찰이 이재명 야당 대표의 손발을 묶고 싶어 하는데, 검찰 독재국가의 실상"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친야권 매체로 분류되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선 "브라질도 7대 경제 강국이다가 갑자기 사법 독재, 검찰 독재 때문에 추락해버렸다"고 직격했다.

정부여당을 향한 이 대표의 비판적인 목소리는 소속 정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현장 기자회견에서 더욱 커진다. 다만 그동안의 정부여당 비판과 달리, 최근 불거진 윤석열 정부의 실책이 비판의 고리로 활용되면서 맹목적 비판보단 '근거 있는 비판'이 되고 있다. 이 대표의 현장 기자회견 단골 소재는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의 '875원 대파' 논쟁과 황상무·이종섭 사태다.

이 중 대파 논쟁은 민주당 내에서 각 지역의 대파 가격을 인증하는 이른바 '대파 챌린지'로 이어지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기 위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급기야 이 대표는 지역 유세 현장에서 '대파' 한 단을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875원 그거(대파)는 한 뿌리 얘기"(이수정 화성정 후보)라고 방어하다, 제2의 '바이든-날리면' 사건까지 소환되는 등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번 대파 논쟁이 다른 정치 현안보다 국민 삶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기 탁월하다는 분위기다. 한 수도권 민주당 후보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에서 장을 한 번이라도 본 국민은 물가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대파 논란은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물가 폭등 실정을 국민에게 알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도 "사과 한 개가 만원이라는 말에 국민이 들끓었는데,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윤 대통령의 '875원 대파'"라면서 "여당 현역 의원이 했다면 이 정도로 커지지 않는데, 고물가 시대에 서민은 고통받는데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지적에 비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초 당내 일부에선 단편적인 '정권 심판론' 부각보단 미래지향적인 혁신 가치를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 국면마다 매번 등장했던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거대 양당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당 지지율 반등을 가로막던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원팀 선대위'로 일단락됐고, 윤석열 정부의 여러 실책에 '대정부 투쟁' 전선이 구축된 만큼 '차별화'보단 공세가 효과적이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초 정권 심판론이라는 제1 전선은 형성된 상황으로 쉽게 말해 '큰 강'이 자리 잡은 것"이라며 "여기에 대파 사태나 이종섭·황상무 사태가 또 하나의 지류로서 더 큰 강, 즉 거대한 정권 심판론을 촉발한 것이고, 특히 대파 사건은 이 중 가장 큰 촉발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을 방문해 파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4.03.20.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을 방문해 파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4.03.20. [사진=뉴시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석열 정부의 실책이 불편한 분위기다. 한동훈 체제 출범 이후에는 윤 대통령이 아닌 '한동훈' 얼굴로 총선을 치른다는 점에서 정권 심판론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종섭·황상무 사태'를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에 소위 '윤석열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 실책 역풍이 고스란히 지역 후보에 영향을 미치면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 측은 "한동훈 체제 출범 때까지만 해도 지역을 다니면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니 기대감도 사실 있었다"면서도 "최근 대통령실발 문제가 불거진 이후부턴, 주민들은 후보 언급이 아닌 '대통령실은 왜 그러냐'라고 지적하는데, 결국 당이 대통령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동안 한 위원장의 호기심과 기대감, 비전 때문에 일정 부분 정권심판론에 대한 강력한 분위기가 수면 아래 깔려 있었다"며 "그런데 이종섭 장관 출국이라든지 황상무 회칼 발언이라든지 여러 요인들이 기폭제가 된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국민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면 어느 누구든 가려선 안 된다"며 '수도권 위기론' 극복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 영입 타진을 주장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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