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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테크 사태 '일파만파'


 

700억원 분식회계설이 터진 터보테크 사태가 회사와 금감원의 사실 확인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 중심으로 소송 움직임이 이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터보테크는 지난 9일 조회공시를 통해 CD를 이용한, 7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규모 분식회계설이 제기된 상황. 13일 현재까지 사실확인이 늦어지고 있다. 회사도, 감독당국도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주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터보테크, 분식회계설 파장 커질 듯

터보테크의 분식회계설이 터진 것은 지난 9일. 최근 들어 양도성예금증서(CD)의 분실이나 편법유통 등이 문제가 되면서 실태점검에 나선 금융감독원의 조사과정에서 터보테크의 CD문제가 불거진 것.

터보테크는 2004년 회계연도 장부상 700억원 규모의 CD를 보유중인 것으로 기재돼 있으나 조사과정에서 실물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CD를 이용, 자산을 부풀린게 아닌가 하는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된 것.

통상 CD는 3자 명의 발행이 가능하고 무기명 거래로 양도가 가능해 CD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어왔다. 수수료만 내고 빌리는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위장, 자산을 부풀리는 데 악용될 소지도 컸던 것.

이에 따라 감독당국은 향후 3자 명의 발행을 금지하는 등 CD 발행 및 유통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실태조사 과정에서 터보테크의 CD문제가 터져나오게 됐다.

감독당국이 CD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터보테크의 장흥순 회장이 벤처기업협회 회장인 점 등 사태의 정황만 보더라도 이번 분식회계설은 금감원의 특별감리는 물론, 사실 여부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상장폐지 되나?'...소액주주 '집단행동' 움직임

그러나 정작 회사측은 문제가 터진 9일부터 13일 현재까지 분식회계설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터보테크 관계자는 "제기된 분식회계 혐의 등에 대해 회사측 답변자료를 준비중"이라며 "조만간 공식입장을 낼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금감원도 "회사측 답변을 들은 뒤에야 특별감리 등 후속절차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장기화되고 있는 터보테크의 분식회계 문제는 당장 매매거래 정지 장기화에 따른 주주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회사 분식회계에 따른 집단대응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현재 주식투자사이트 '팍스넷' 내 개설된 터보테크 소액주주 모임(http://mycafe.moneta.co.kr/turbotech)에서는 분식회계 관련자들의 민형사상 고발과 손배해상 청구 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분식회계 규모가 700억원으로 적잖은 데다 올 상반기 적자폭이 늘면서 이번 사태가 사실 여부에 따라 상장폐지 등 최악의 사태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주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것.

또 분식회계설이 제기되기 이전 기관투자자 물량이 출회되면서 사전정보 유출의혹마저 불거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회사부터 살려야"..."장 회장, 채권단 만나고 있다"

분식회계설로 터보테크도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 채권단과 주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면서 정상적인 업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또 '잠적설'이 나돌고 있는 장흥순 회장이 채권단을 만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터보테크 관계자는 "분식회계설이 터지면서 당장 채권단이 동요하고 있다. 장 회장이 일단 회사부터 살려야 한다며 채권단을 만나고 있다"며 "조만간 (회장이) 공식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터보테크의 재무상태는 지난해 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상반기에 적자폭이 80억원대로 늘면서 악화된 상태. 문제가 된 분식회계가 사실일 경우 회사의 수익구조는 이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상장폐지 등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 3월 현재 자본총계가 1천400억원 수준이어서 700억원대 분식회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일부에서는 분식회계설이 사실임을 전제로 장 회장을 비롯, 경영진이 사재를 털어 회사 정상화에 나서는 방안 등을 들어 최악은 모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회사측 답변과 금감원의 특별감리 절차를 밟아야 하겠지만, 정황상 터보테크의 분식회계설의 개연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 회사의 재무구조가 드러난 것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는 사실도 악재지만, 무엇보다 벤처기업협회장으로서 벤처업계를 대변해온 장 회장의 분식회계 연루설은 그 혐의 가능성만으로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벤처와 코스닥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에 다시 흠집이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장 회장은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지난 9일 벤처기업협회에 회장직 사퇴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

장 회장은 그동안 조현정 회장과 공동으로 벤처기업협회장을 맡아왔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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