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원짜리 커피 팔면서"…손흥민·BTS에 '수십억' 썼다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국내 커피 브랜드 매장이 10만 개에 근접하면서 프랜차이즈 저가 커피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가맹 본사들은 가맹점 확대를 위해 톱모델을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스타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컴포즈커피는 방탄소년단(BTS) 맴버 뷔를 모델로 발탁했다. 올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스타를 기용하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포석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또 메가MGC커피(메가커피)의 경우도 지난 2022년부터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는 걸그룹 있지(ITZY)까지 새 모델로 기용해 저가 커피 브랜드 가맹점 수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상태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만든 빽다방은 백 대표가 직접 광고모델로 나서면서 브랜드 론칭 초기 빠른 인지도를 쌓아 올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이처럼 모델비만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톱스타들을 기용하는 이유는 저가 커피 브랜드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은 9만5801개로 2022년 같은달 9만3069개보다 3% 증가하는데 그쳤다. 2022년 기준 전년대비 증가율 11.6% 보다 크게 낮아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순위는 이디야커피(3019개), 메가커피(2156개), 투썸플레이스(1412개), 컴포즈커피(1901개), 빽다방(1228개), 더벤티(993개), 커피베이(471개), 커피에반하다(452개) 순이다.

가맹점 평균매출액의 경우 같은해 기준 이디야커피(1억8천986만원), 메가커피(3억4902만원), 투썸플레이스(5억2772만원), 컴포즈커피(2억5325만원), 빽다방(2억9739만원), 더벤티(2억2807만원), 커피베이(8700만원), 커피에반하다(7708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브랜드별 광고비(광고·판촉비)는 이디야커피(153억), 메가커피(37억), 투썸플레이스(157억), 컴포즈커피(27억원), 빽다방(41억원), 더벤티(19억원), 커피베이(6억원), 커피에반하다(8832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가 커피브랜드가 모델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커피전문점 1위(점포수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이디야커피는 물론 최근 전국 매장 1900곳을 돌파한 스타벅스는 별도의 광고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광고모델 기용이 빠르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입지를 끌어 올릴 수 있지만, 가맹점과의 모델비 분담 문제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맹거래법에 따르면 가맹점주 50% 이상이 사전에 동의하면 전 가맹점 대상으로 광고 등을 진행할 수 있으며, 판촉 행사는 75%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우후죽순 증가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각 기업간 '스타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며 "스타마케팅의 경우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와 가맹점을 늘릴 수 있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모델비용을 점주들에게 전가하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커피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주들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광고비 부담은 점주 매출 증대보다 오히려 프랜차이즈 본사의 입지를 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