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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체면 구긴 삼성전자, HBM·파운드리로 전선 확대


HBM, 업계 첫 5세대 HBM 개발로 SK하이닉스 추격
파운드리, TSMC 독주속 인텔 재진출로 경쟁 격화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지난해 인텔에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사진=삼성전자]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HBM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회심의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AI 시스템 구축의 핵심 장비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에 성공한 HBM3E는 현존하는 최고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해 기존 HBM3 8단 제품보다 성능과 용량 모두 50% 이상 향상시켰다. '첨단(Advanced)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TC NCF)' 기술로 8단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만들었다. 첨단 TC NCF 기술을 적용하면 HBM 적층수가 증가하고, 칩 두께가 얇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단 적층 확장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고, 상반기 중에 양산할 예정이다. 6세대 HBM(HBM4)도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메모리 업계의 주도권을 되찾고 HBM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 공급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올해 작년 대비 2.5배 이상 생산능력(CAPA)를 확보해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HBM3E 샤인볼트와 같은 삼성전자 반도체 제품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의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HBM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인텔 최초의 파운드리 행사인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커넥트(Intel Foundry Direct Connect)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인텔 최초의 파운드리 행사인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커넥트(Intel Foundry Direct Connect)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텔]

삼성전자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74억 달러(약 156조4000억 원)에서 올해 1316억 달러(175조3000억 원)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대만 TSMC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3%포인트(p) 오른 6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에서 1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도 최근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지난 22일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를 열고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출범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인텔은 1.8나노미터(㎚) 공정 고객사를 4곳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2025년 2㎚ 공정 도입을 계획 중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보다 앞선다. 인텔은 2027년에 '꿈의 기술'로 불리는 1.4㎚ 공정(인텔 14A)에서 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청사진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글로벌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Arm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IP를 최첨단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 최적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Arm과의 협력을 통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기업의 최첨단 GAA 공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Arm과의 이번 협력으로 GAA 기반의 선단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3㎚ 양산을 시작하면서 파운드리업계 처음으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를 도입했다. TSMC가 양산하는 3㎚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다. TSMC는 2025년 2㎚ 양산 시점부터 GAA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계종욱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실 부사장은 "Arm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양사 고객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지원하게 됐다"며 "삼성전자와 Arm은 다년간 쌓아온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설계 기술 최적화를 통해 팹리스 고객들에게 최선단 GAA 공정 기반 초고성능, 초저전력 코어텍스(Cortex)-CPU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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