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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폐 플라스틱 98%를 수소로…세계 최고 효율 촉매 개발


IBS, 새로운 광촉매 합성법 개발…촉매 1그램으로 시간당 3.7리터 수소 생산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수소로 바꿔주는 새로운 친환경 저비용 촉매기술이 개발됐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은 이병훈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조교수, 김민호 경희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태양 빛을 이용해 폐 페트(PET)병을 친환경 수소로 전환하는 세계 최고 효율의 촉매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합성과정에서도 열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태양에너지만으로 만든 이 촉매는 1그램(g)으로 시간당 3.7리터(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개질반응에 적용했더니 플라스틱의 98%가 수소로 전환되는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촉매는 지지체(이산화티타늄) 내부의 산소결함(빈자리)을 빛을 이용해 표면으로 이동시키고 여기에 금속 촉매(백금) 원자들을 하나씩 결합하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백금 원자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모두 반응에 참여하게 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의 모식도와 합성한 촉매의 전자 현미경 사진. 연구진은 빛 에너지를 통해 산화물(이산화티타늄, 산화아연, 산화 세륨)의 광화학적 표면 산소 결함 조절하고, 산업적으로 중요한 금속 원자(백금, 이리듐, 구리)를 결합시킬 수 있는 범용적 원자 분산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사진=IBS]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의 모식도와 합성한 촉매의 전자 현미경 사진. 연구진은 빛 에너지를 통해 산화물(이산화티타늄, 산화아연, 산화 세륨)의 광화학적 표면 산소 결함 조절하고, 산업적으로 중요한 금속 원자(백금, 이리듐, 구리)를 결합시킬 수 있는 범용적 원자 분산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사진=IBS]

성능은 최고지만 값이 비싸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백금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연구되고 있는 이같은 '원자 분산 촉매'는 누구나 만들고 싶어 하지만 그동안은 고온·고압 조건 또는 복잡한 합성과정이 필요했다.

이찬우 연구원은 “기존에는 금속 원자가 부착될 결합 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지체부터 설계·합성하고, 이후 금속 원자를 고정하는 ‘바텀업 합성법’을 사용해왔다”며 “이 방식은 원자 분산 촉매로 만들 수 있는 금속 원자 및 지지체의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단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의 광촉매 반응 성능.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을 통해 생산한 원자 분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는 광촉매적 수소 발생 반응에 적용 시 1g의 촉매를 이용하여 시간당 최대 3.7L의 수소를 생산해낼 수 있었으며(왼쪽), 폐페트병 광-개질 반응에 적용 시 최대 98%의 페트병의 수소로의 전환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사진=IBS]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의 광촉매 반응 성능.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을 통해 생산한 원자 분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는 광촉매적 수소 발생 반응에 적용 시 1g의 촉매를 이용하여 시간당 최대 3.7L의 수소를 생산해낼 수 있었으며(왼쪽), 폐페트병 광-개질 반응에 적용 시 최대 98%의 페트병의 수소로의 전환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사진=IBS]

IBS 연구진은 별도의 전기나 열에너지 투입 없이 태양 빛만을 이용해 상온에서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티타늄(TiO2)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용 산화물을 지지체로 활용했다. 산화물 내부에는 산소가 빠져나가며 생긴 일종의 구멍(산소 결함)이 있다. 연구진은 산화물에 태양 빛을 조사해 내부 산소 결함을 표면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표면에 노출된 산소 결함을 금속의 결합 자리로 이용했다. 바둑판의 교차점에 바둑알을 놓듯, 금속 촉매들을 지지체의 표면에 균일하게 결합한 것이다.

빛을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발생시키는 광촉매 반응에서 새롭게 합성한 원자 분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1그램의 촉매를 사용했을 때 1시간에 3.7리터의 수소를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어 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수산화칼륨(KOH) 용액에 녹인 뒤 촉매를 투입했다. 개발된 촉매는 40시간 동안 98%의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성능을 나타냈다. 기존 가장 성능이 우수하다고 보고된 촉매보다 10배 이상 높은 성능이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병훈 조교수는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고성능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법을 제시한 연구성과”라며 “이 합성법은 여러 종류의 금속 촉매(백금, 이리듐, 구리)와 지지체(이산화티타늄, 산화아연, 산화 세륨)에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택환 단장은 “사용하는 지지체와 금속 촉매의 종류에 따라 광촉매, 열촉매 등으로 다양하게 합성할 수 있어 화학산업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쉽고 빠르게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만큼 산업적 규모로의 확장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현택환 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 이병훈 고려대학교 조교수,前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 이찬우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 [사진=IBS]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현택환 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 이병훈 고려대학교 조교수,前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 이찬우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 [사진=IBS]

이 연구 결과는 2월 6일 01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 : Photochemical tuning of dynamic defects for high-performance atomically dispersed catalysts)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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