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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5억 떨어졌어요"…2차 하락장 가나 [긴급 주택시장 진단(1)]


"거시경제 불황에 불확실성까지 가세…매수 심리 약화하며 매물 쌓여"
"단기 거래상황으로 침체 판단은 일러…금리 인하 땐 호전 가능성도"

지난 봄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은 겨울철 접어들면서 다시 하락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시그널을 발신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서울에서도 29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시장에 매물이 쌓이며 매수-매도자 간 관망세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전망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것인지, 어떤 변수가 생길 수 있을지 짚어본다.[편집자]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아파트 값이 5억원 떨어졌다는 얘기가 불쑥불쑥 나옵니다. 1억~2억 하락은 뉴스로 부각되지도 못할 정도에요.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수요자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효과가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기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서울 외곽 지역을 시작으로 수요 인기 지역인 강남권까지 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당분간 하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저기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의도에서 바라본 상수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여의도에서 바라본 상수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보합(0.00%)에서 지난주(12월4일 기준) 0.01% 하락으로 약 7개월 만에 추세가 전환됐다.

강북구(0.06%↓)와 노원구(0.02%↓), 도봉구(0.03%↓), 구로구(0.04%↓) 등 외곽 지역 위주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강남구와 서초구 등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강남구는 0.05% 하락, 서초구 0.01% 하락했으며 송파구(0.00%)는 보합 전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 59㎡는 지난달 16일 12억원에 거래됐다. 동일 평형의 매물이 지난달 4일 17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채 안 돼 5억원 내렸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2단지'의 전용 41㎡은 이달 5일 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평형 매물이 지난 9월 4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원 내렸다.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물도 쌓이는 추세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878건으로 3개월 전(7만2204건)과 비교해 약 5% 증가했다. 금천구가 3개월 전과 비교해 12.0% 늘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동작구(11.5%), 동대문구(10.6%), 중구·성동구(10.2%), 관악구(9.8%), 은평구(8.8%), 성북구(8.6%), 강서구(8.5%), 서초구(7.9%) 순이었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올해 1월 1000건을 넘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4월에 들어서 3000건을 넘기며 8월 3800건대까지 회복했으나 지난 10월 2314건으로 감소했다.

◇고금리·인플레이션 등 경제 불확실성 여전…매수 심리 약화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은 물론 뒤늦게 회복세를 보였던 지방도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이라고 판단하긴 이르지만 고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인플레이션,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도 약화됐다는 진단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원가 상승 요인도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가격 자체는 이미 상당히 회복돼 다시 일부 하락을 보이는 것 같다"며 "(부동산 시장은) 심리적 요인의 영향이 강한데 인기 지역인 강남에서도 더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빠진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 심리가 전파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순히 실거래가가 1억, 2억원씩 내렸다는 사실만으로 하락장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는 있다"면서도 "시장의 상방 요인이 적다는 것 때문에 결국 내년까지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시내 부동산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부동산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 주 정도 동향으로 시장을 판단하긴 제한적이지만 지금 시장이 좋지 않은 여건인 건 사실"이라며 "다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회복 장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빨리 왔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이탈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다시 내려가면 수요세가 조금 더 일어나고 또 가격이 회복되면 수요가 이탈하는 구조로 시장이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시장 상방 요인 '전무'…금리 인하·정책 변화 분위기 반전 요소

고금리가 계속되며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심화한 가운데 정책적으로나 거시경제 측면에서나 특별한 상방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수요자들은 다주택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대상 규제가 일부 완화되거나 금리가 인하된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 대표는 "지금 상황에선 소비자들이 가격에 굉장히 예민하다. 분양 시장도 가격이 높으면 (수요자들이) 이탈하고 전세나 매매 가격도 계속 오르면 수요세가 붙지 못할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대출 완화, 취득세 감면 또는 법인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지금 수준의 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는 사람들이 대출 받기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으며 "금융 환경이 나아지거나 금리가 인하된다면 주택 가격이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주택 가격이 내려간다면 무주택자나 1주택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다"며 "(현 상황에서) 시장에 수요자들이 진입하려면 다주택자 관련 규제 중 일부 해소가 안 된 부분들이 완화되면 나아질 것 같다. 그럼에도 거시경제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어떤 정책이 들어와도 내년 시장만큼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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