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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이재명 체제'는 견고해졌는데…여당은 강서 참패로 '회귀'


혁신위 좌초에 강서 참패 '지도부 책임론' 재점화
총선 위기론 불붙인 '서울 6석' 보고서…당내 반발 고조
'최악의 경우'라는 與…혁신 불발시 '100석' 미만 가능성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회폭거 대응 비상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회폭거 대응 비상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집안싸움'에 분주한 모양새다. 문제는 지도부 체제가 견고해진 야당과 달리,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지는 흔들리면서 ‘여당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총선 참패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에선 ‘당대표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다만 양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선거 참패 두달만에 고개든 '지도부 책임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 최근 현역의원 공천 감점을 강화하고 대의원제를 축소하는 당헌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이 대표의 공천권 행사와 친명(친이재명)계 당권 장악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명계 반발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거세지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지만, 총선을 앞둔 '이재명 체제'는 더욱 견고해진 상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지도부 체제를 안정화하고 위기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시도에 나선 바 있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촉발된 지도부 책임론을 잠재우기 위해 출범시킨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대표적이다. 선거 패배 직후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대표 책임론이 제기되자, 비 정치인 출신의 인요한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해 위기론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혁신위가 당내 반발에 끝내 좌초되면서 지도 체제가 강화된 민주당과 달리, '김기현 체제'는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두 달여 만에 리더십 위기론이 재점화된 실정이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사퇴 요구에도 물러서지 않고 혁신위를 출범시킨 만큼, '조기 해산'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위가 현 지도부의 '체제 연장용'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번 계기로 분출된 것이다.

무엇보다 인 위원장의 핵심 혁신안인 당 주류 인사에 대한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출마'를 두고 지도부의 수용 의지를 문제 삼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의 거취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당내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김 대표가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혁신위원장 내정 소식을 밝힐 당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온전히 구성원의 의지와 노력인 만큼, 우리 모두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통해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고향도 울산인데, 지역구를 가는데 왜 시비인가"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혁신위를 출범시킨 이유는 모두가 안다"며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로 김기현 체제가 붕괴되기 직전이었는데, 혁신위를 통해 결과적으로 시간만 연장된 만큼 혁신위 실패는 곧 김 대표의 실패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다른 의원은 "김 대표가 마치 혁신위 실패를 남 얘기하듯이 말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지금이라도 혁신위를 수용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 성일종·이용호·김미애 의원 등 당 내 인사들도 지도부에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지도부 불신은 커지는 분위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6석' 보고서에 17.15%p 강서 참패 악몽 재연 우려

급기야 당 기획조정국이 총선 판세를 분석한 결과,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은 보수 강세 지역인 강남·서초·송파 등 6곳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15%p 격차로 참패한 강서구청장 보선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되고 있다. 무엇보다 혁신위 좌초와 맞물리면서 지도부 책임론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하태경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서 보선 참패 후 충분히 예견된 결과인데, 혁신위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한 당 관계자도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출마 등 안건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는데,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좌초됐다"며 "국민의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떨어진 만큼 총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혁신위 사태를 기점으로 총선 패배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분석한다. 더욱이 당이 향후 혁신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 100석 미만의 성적표를 받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만희 사무총장이 총선 판세 결과를 두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국민의힘의 총선 판세 결과 서울에서 6석이 나온 것은 정확해 보인다"며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다는 것이고, 그동안 국민들이 당내 시니어 그룹이 주니어 그룹인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낸 행태들을 지켜본 인식의 결과가 성적표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구도로 가면 지난 총선보다 더 안 좋은 결과는 불가피하다"며 "이 전 대표에게 자리 하나 주는 것이 아닌 시니어 그룹이 주니어 그룹에 길을 열어주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무엇보다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변수가 있지만, 결국 이낙연·이준석 신당이 포함된 4당 구도로 선거를 치르더라도 민주당은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당은 최악의 상황으로 100석 미만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대규모 물갈이가 아닌, 부정적 여론이 높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물러나야 분위기가 쇄신된다"며 "국민의힘은 현재 새로운 계기를 찾아야 한다. 수도권을 뚫어낼 만한 거물급 인재를 영입한다면 중도층의 마음을 돌릴 계기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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