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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사장 승진한 용석우-박형세…삼성·LG TV 기술 경쟁 2라운드 '돌입'


2019년 '8K TV' 해상도로 신경전…中 공세 속 각 사별 판매 확대 전략 관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TV 업체들이 각 사업을 이끌고 있는 책임자를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시켜 주목된다. 내년에도 TV 시장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이어진 가운데 각 수장들이 어떤 전략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각 사]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각각 TV 사업을 이끌고 있는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두 업체가 이처럼 나선 것은 예년 같지 않은 TV 시장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한편, 장악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를 막고자 앞선 기술을 통한 고성능 제품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적극 펼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다소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이 29.9%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2.4%p 오르긴 했지만, 올해 1분기에 32%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수량 기준 점유율도 1년 전보다 1.2%p 줄어든 19.0%를 기록하며 20%대 벽이 깨졌다.

LG전자의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3분기 점유율은 16.4%로, 전분기와 달리 2위에 올랐지만 3분기 누적 매출 점유율은 전년(17.0%) 대비 0.6%p 줄어든 16.4%에 그쳤고, 같은 기간 누적 수량 점유율도 0.6%p 감소한 11.4%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LG전자 모델들이 초대형 'LG 올레드 TV'로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 모델들이 초대형 'LG 올레드 TV'로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에 힘입어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TCL의 3분기 누적 매출 점유율은 10.4%로, 전년 동기 대비 1.1%p 늘었다. 하이센스도 8.6%→9.3%로 소폭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누적 수량 점유율도 한국 업체들은 줄어든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년 새 0.7%p, 1.4%p 늘어 12.4%, 11.4%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용 사장과 박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특히 박 사장은 최근 LG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OLED TV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LCD TV보다 더 비싼 OLED TV는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최근 판매량이 부진한데,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56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도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레드 TV 올해 매출 전망은 전년 대비 역성장이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 판매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LG전자의 전체 TV 판매량, 매출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QLED를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어 상대적으로 LG전자에 비해 타격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선 박 사장이 내년에 LG전자의 TV 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웹OS 등 플랫폼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OLED TV 1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TV 라인업 강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콘텐츠·서비스 혁신을 통해 TV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제품(하드웨어) 중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프리미엄 제품군과 웹OS 플랫폼을 앞세워 사업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 및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승진한 만큼, 이를 중심으로 글로벌 TV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 승진은 가전, 자동차 전장에서도 웹OS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TV 판매도 촉진하겠다는 LG전자의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왼쪽부터)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각 사]

삼성전자는 그간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자리를 겸직했으나, 한 부회장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이처럼 나섰다. 한 부회장은 그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외에도 DX부문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고 있었다. 용 사장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발탁은 올 초부터 일찌감치 예상됐던 상태다.

1970년생인 용 사장은 이미 올 한 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내년 전략이 기존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TV 기술 전문가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그간 대형 TV 시장에서 LG전자보다 기술력 측면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벗고 얼마나 추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용 사장은 TV 사업의 성장에 기여했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TV 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 2019년 8K TV로 신경전을 벌이던 용 사장과 박 사장이 함께 사장으로 승진한 것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삼성전자의 8K TV 화질을 두고 공방을 벌였으나, 삼성전자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2020년 '8K UHD' 인증을 받으면서 기술 논쟁이 마무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용 사장과 박 사장이 모두 승진하며 양사 TV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을 두고 또 다른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두 사람 모두 하드웨어 강화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만 놓고 보면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선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는 후임자가 아직까지 마땅치 않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용 사장도 이번 일로 '포스트 한종희'로 역할을 한다고 보기에는 시기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이어 "용 사장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세운 것은 TV 사업에서 혁신적 기술을 선보여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하고 TV 사업 본질에 집중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마케팅을 중심으로 TV 판매에 주력하던 삼성전자가 용 사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1위 사업자로서 기술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있을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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