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공매도 전면 금지, 말보다 행동


공매도 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 회복해야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공매도란 것이 순기능을 갖고 있는데, 금지시켜서야 되겠습니까. 증시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오 기자, 누구 편이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공매도 금지가 '또'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간 의심으로만 존재했던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확인되자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현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청원에 5만명이 공감했다. 제도 개선이 시행될 동안 당장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누군가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지수가 하락하자 "거 봐라, 불법 공매도가 판을 치니 지수가 꼴아박는다('처박다'의 방언)"고 말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내년 4월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목적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냈다고 한다. 공매도의 본질적인 순기능을 알든 말든, 정치적 술수로 쓰이고 있든 말든 공매도 제도를 옹호하면 일단은 '나쁜 놈'이다. 공매도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이다.

현행 공매도 제도는 개인투자자의 담보 비율이 기존 140%에서 120%로 낮아져도 여전히 기관·외국인의 담보비율(105~120%)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사전에 주식을 빌려야 하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음에도,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불법이 자행돼도 적발이 어렵다.

국내 공매도 제도는 이미 시작부터 기관·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다른 선상에서 시작하는 속칭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글로벌 IB 주도로 불법도 확인됐다고 하니 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리 없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일때마다 매번 '글로벌 스탠다드에 반한다', '공매도 거래 관행상 번거로운 시스템을 만들긴 어렵다'며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하고 있으니 투자자들은 속이 터진다. 공매도 전면 금지이던, 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이던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개선책이 필요하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공매도 전면 금지, 말보다 행동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