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최신 발생생물학을 논리학·형이상학에 적용해 "초기 배아는 인간이 아니"라고 논증한 이충형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의 논문이 철학자 연감(The Philosopher's Annual)이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철학 논문 10편’에 이름을 올렸다.
철학자 연감은 1978년부터 매년 전 세계 철학 저널 편집장들의 추천을 통해 철학 분야에서 발표된 가장 중요하고 우수한 논문 10편을 선정해 오고 있다.
![이충형 포스텍 교수 [사진=포스텍]](https://image.inews24.com/v1/4e266556db6a1d.jpg)
이충형 교수는 지난해 7월 철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더 필로소피칼 리뷰’(The Philosophical Review)에 'I am not the zygote I came from because a different singleton could have come from it'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수정란과 초기 배아의 지위에 대한 오래된 논란을 주제로 하고 있다. 논문에서 이 교수는 가능성 · 필연성에 대한 논리적 · 형이상학적 원리를 최신 발생생물학의 연구 결과에 적용해 수정란이나 초기 배아가 과연 사람인지, 만약 사람이라면 신생아 · 성인과 동일한 존재인지를 밝히는 새로운 답과 논증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초기 배아는 인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수정 시 1세포 접합체가 출현하면서 인간이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믿지만 최근에 밝혀진 인간 배아 발달에 관한 사실에 근거할 때 초기 배아는 (다양한 개체로 발달할 수 있는) 가소성이 있다"는 것이다.
초기 배아가 (비단 쌍둥이가 아니라) 단일체로 발달하더라도 지금의 나와는 다른 단일체로 발달했을 수 있으며, 이로부터 인간 유아 또는 성인은 수정 시부터 존재하기 시작한 접합체와 구별된다는 결론이다.
이 교수는 '초기 배아'의 시기에 대해 "수정후 최소한 10일까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생명공학계에서는 최소 2주(14일)까지를 배아 줄기세포를 실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수정한 지 2주가 안 된 ‘초기배아’는 인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충형 교수는 서울대에서 물리학 학사 학위를,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프레즈노 캠퍼스와 경희대를 거쳐 지난 2016년 포스텍에 부임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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