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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흰우유 마진 1% 안팎인데"…유업계에 켜진 '경고등'


가격 인상하더라도 흰우유 1ℓ 3000원 이하 유력…정부 기조에 보조 맞출 듯
인상된 출고가 적용되는 4분기부터는 영업실적 악화에 영향줄 것으로 전망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유업계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른바 삼중고에 처하게 되면서다. 출산율 저하와 우유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매년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은 가운데, 물가 안정을 위해 흰우유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 압박까지 맞닥뜨린 상태다.

지난해 우유 업체들의 흰우유 출고가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높았음에도 올해 상반기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4분기부터는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cu]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cu]

8일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내달 1일부터 대형할인점에 납품하는 흰우유 1ℓ(리터) 제품 출고가를 3% 인상한다. 이에 통상 2800원대 후반에 팔리는 서울우유 흰우유 1ℓ 제품은 2900원대 후반이 될 전망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 기본 가격 인상 및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 등의 상황에도 소비자 물가 안정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점유율 1위 서울우유가 출고가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경쟁사들도 흰우유 1ℓ 가격이 3000원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출고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원유 가격이 1ℓ당 49원 올랐을 때 유업계 '빅3'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은 흰우유 출고 가격을 각각 6.6%, 9.6%, 8.7% 인상한 바 있다. 그 결과 2600~2700원대 수준이던 흰우유 가격은 2800원대로 올랐다. 이 때문에 올해 원유 가격이 1ℓ당 88원 오르면서 '흰우유 3000원 시대'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우유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 압박에 업계가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문제는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우유 업체들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유업계는 통상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은 식품 업계에서도 더욱 저조한 편이다. 주력 상품인 흰우유의 마진이 워낙 적기 때문이다. 각 사가 정확한 수치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흰우유의 납품가 기준 이익률은 1%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흰우유 출고가 인상 폭이 컸는데도 뚜렷한 수익성 향상이 눈에 띄지 않았기에 업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서울우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23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2% 수준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낮아졌다. 3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2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매일유업의 상반기 영업이익(341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으나, 지난해 실적이 워낙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업이익률은 3.8%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업계 전망처럼 오는 10월 1ℓ 3000원 이하 흰우유가 유통되면 원유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 오른 상태에서 출고가 인상 폭은 되레 절반 수준에 그치게 된다. 해당 가격이 시장에 적용되는 올해 4분기(10~12월)부터 수익성 하락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우유는 원가 비중이 워낙 높고 기타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1+1 등 할인 행사도 자주해 수익이 1% 안팎으로 낮은 제품"이라며 "현재 원유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제품 생산 시 들어가는 인건비, 유류비, 판매관리비 등이 다 올랐다. 가격 인상 폭을 제한하게 된다면 (업체들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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