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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中 단체관광객 온다지만…명동 상인들은 "냉랭"


"이동·관광 코스로만 움직여 개별 상품 구매 적을 것"…면세업계는 '기대감'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중국 단체 관광객이 오긴 한다는데, 예전만큼 올까 싶네요." (명동 상인 )

"중국 단체 관광객 입국이 늘어나면 매출 등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면세점 직원)

중국 정부가 그 동안 금지했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관련업계가 전반적으로 기대감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면세업계와 명동 상인들 간 '온도차'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면세업계는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명동 상인들은 실익을 크게 보기 어려울 것이란 상이한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앞에서 매장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유범열 수습기자]
지난 18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앞에서 매장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유범열 수습기자]

2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서 지난 23일 선박을 통해 269명, 이날은 항공을 통해 31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입국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단체 관광객이 대거 한국을 찾을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그 동안 침체에 빠졌던 면세업계는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을 통한 매출 상승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해외 관광객이 늘기는 했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을 통한 매출 견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중국 단체 관광객을 잡기 위해 중국 모바일 결제 플랫폼 '위챗페이'와 국제카드 브랜드 '유니온페이' 등을 통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K팝 스타들을 마케팅에 동원하는 등 유커 마음 잡기에 나섰다. 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전용 데스크를 설치해 쇼핑 등에서도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의 상당부분을 유커들이 차지했었던 만큼, 중국 단체 관광객 방한에 기대를 걸고 있고, 본격적인 입국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던 명동 분위기는 면세업계와는 전혀 다르다. 명동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최근 어려워진 중국 시장을 고려하면, 단체 관광객 방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체 관광객 특성상 이들 대부분은 이동 경로가 사전에 짜여져 있고, 쇼핑 코스도 모두 정해져 개별 가게로 유입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명동 상인들의 차가운 반응 이유 중 하나다.

화장품 가게에 근무하는 A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다수 방문객이 중국인이었지만 현재는 일본인 관광객이 다수"라며 "중국인 단체관광이 허용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실제로 체감되지는 않고 앞으로도 비슷할 곳 같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통해 얻을 매출보다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명동역 지하 쇼핑센터에서 K-POP 굿즈샵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면서도 "지하상가 상인들은 단체관광객이 늘어나 상가가 시끄러워지고 복잡해지는 것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명동의 분위기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회의적이지만 '유커' 효과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 2019년 방한한 중국인은 602만3021명으로 전체 방한 외국인 1750만2756명 중 34.41%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1632.6달러(약 218만원)로 중동(1천695.5달러)과 인도(1632.6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해 이전과 같은 씀씀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업계 상황에는 상당한 매출 상승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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