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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건설사가 부담"…'무량판' 안전진단비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건설업계 "부실시공 비판 집중적으로 받는 통에 비용부담 문제 목소리 못내"
전문가 "설계 권장한 정부 책임도 무시 못해…검사 결과 이상 없다면 분담 필요"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아파트' 안전진단과 관련한 비용을 우선 시공사가 부담토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사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안전진단에 투입되는 비용은 우선 시공사가 부담한 뒤 원인에 따라 설계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할 방침이라는 점을 밝혔다. 지난 3일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이 '민간아파트 무량판구조 조사계획' 브리핑에서 언급하며 이 같은 방침이 공개됐다.

이 같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건설사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설계상 문제인지 시공상 문제인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진단 후 결과에 따라 비용을 분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토부에서 단순히 아파트를 잘못 지었으니 시공사가 비용을 부담하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LH의 철근 누락이 발견 된 15개 아파트 중 10개는 설계 문제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에선 설계와 시공, 감리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모르고 일단 발표부터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해당 내용을 문서 등으로 구체적으로 전달 받지도 못한 상황이긴 한데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비용을 시공사에 지운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만약 (진단 후) '안전하다'고 확인됐을 경우 비용은 어떻게 처리할 지 구체적인 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역시 관리감독 책임이 있기 때문에 안전진단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되면,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부 책임론도 제기된다. 무량판 구조로 설계, 시공하는 아파트에 대해 가산비용을 얹어 분양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정부 차원에서 권장을 해왔던 설계공법이라는 점에서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안전진단 진행 후 설계에 잘못이 있다면 설계사가, 시공이 잘못이라면 시공사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면서 "진단 결과 이상이 없을 경우는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해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국가의 책임을 묻게되는 수순으로 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진단검사 이후 결과에 따라 시공사가 설계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대부분의 설계사가 영세한 상황이어서 실질적으로 비용을 환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들은 대부분 대기업인데 비해 설계사들은 영세해 비용 청구를 한다 하더라도 받아내기가 쉽지는 않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임 교수도 같은 이유로 "설계에서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도 비용을 설계사에 부담시켜 받아내기는 버거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파트의 철근배근 적정성과 안전도 등을 평가하는 진단검사는 방사선이나 초음파 등을 활용한 '비파괴 검사'로 진행된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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