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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샀어야" 강남 반등세 주도하자 '끙끙 앓는' 수요자들


반포써밋 전용 84㎡·반포리체 전용 59㎡ 등 1분기 거래 대비 2억5천 올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치는 2주 연속 보합…강남권에선 상승세 뚜렷
중저가 지역도 상승 시류 편승 중…전문가 "반등 지역 늘어날 가능성 높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집값 더 내려간다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상반기부터 계속 오르고 있네요.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어 지난해 말부터 거래를 타진하다가 부동산 시장 침체 기조가 적어도 올해 말, 내년 초까지 이어진다고 하길래 미뤘는데, 속만 쓰립니다. 올해 초하고 비교해도 3~4억이 올랐어요. 한두 푼 하는 게 아닌데, 조금 더 저점에 사려고 하다가…."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다 저점을 놓친 것 아니냐는 수요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높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했지만, 강남권 등에서는 상승세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평균치는 2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했다. 재건축은 0.02% 올라 지난해 7월(0.03%)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고, 일반 아파트는 보합을 나타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높은 매도 호가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올해 초와 비교해 고점에서 실거래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경기 둔화와 금리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들어 집값 반등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특히, 강남권에서 저점매수 시기를 놓친 수요자들이 '수억은 싸게 살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정주 여건이 우수해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 시장에선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며 반등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써밋' 전용 84.97㎡는 지난달 27억500만원(28층)에 거래됐다. 지난 1월 초고층(34층) 매물이 24억5천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새 약 2억5천500만원이 올랐다. 해제 신고된 매물을 제외하고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2021년 4건이 28억(13층)~30억5천만원(27층)에 팔렸다. 2년 전 신고가(30억5천만원)에는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호가와 실거래가가 동시에 오르고 있다. 현재 단지의 동일면적대 호가는 27억~30억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인근 '반포리체' 전용 59.994㎡는 지난달 21억5천만원(16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3월 19억원(25층)에 팔렸다. 지난해 5월 24억5천만원(23층)에, 2021년 2월과 9월 각각 22억5천만원(15층), 24억9천만원(14층)에 그리고 지난 2020년 20억3천만원(24층)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 21억~23억원대에 매물이 나와있다. 고점거래가 호가를 차츰 견인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3월 거래된 매물의 실거래가는 최근 4년 새 거래된 매물 중 가장 최저가에 해당한다.

서초구 반포동 일원 D부동산 대표중개사는 "조금씩 상승 거래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1~2년 전 고점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급매는 거의 다 소진되면서 억 단위로 몸값을 불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매수를 염두에 둔 예비 매수자들은 한때 하락장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 쭉 간다는 이야길 듣고 간만 보다가 뒤늦게 찾아와 속앓이한다"며 "올 초에만 매수했어도 3억은 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4개 동, 3천14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반포자이'도 올해 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단지 전용 84.98㎡는 지난달 32억5천만원(16층)에 거래됐는데, 2달 전인 지난 4월 31억원(22층)보다 1억5천만원 올랐다. 올해 1월에는 30억대 이하로도 계약이 성사, 28억4천만원(21층)에 팔렸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거래가 없었고, 지난 2021년 5건의 매물이 올 초 거래된 매물의 실거래가 보다 높은 29억원(4층)~32억5천만원(7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한강변 대장주 중 하나인 '아크로리버뷰'는 한 달 새 7억원이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단지의 전용 78.5㎡는 지난 5월 30억원(6층)에 실거래됐는데, 지난달 37억원(22층)에 팔리며 층수 차이는 나지만 7억원 오른 가격에 팔렸다. 올해 4월에는 동일면적대 매물 2건이 32억7천500만원(8층), 33억7천만원(17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과 7월에는 각각 43억8천만원(26층), 40억5천만원(11층)에 거래되며 40억 선을 넘어선 동시에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호가는 30억 중반대에서 40억 중반대까지 형성돼 있다.

서초구 잠원동 일대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부동산 찾는 손님들이 하소연을 많이 한다. 집값 내림세가 이어질 것이라 했는데, 막상 상황이 다르게 흘러가니 애가 타는 것"이라며 "올 초 매물을 추천받고는 매수 적기를 못 잡은 수요자들이 후회하고 있다. 몇 개월 차이로 앞자리까지 달라지는 단지도 있으니, 바닥도 천장도 지나고 봐야 아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있는 '반포리체'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있는 '반포리체'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보다 1.43% 올랐다.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전국 기준 실거래가지수도 4개월 연속 상승하며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규제완화의 효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모든 권역에서 상승했다"며 "수도권 주요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가 주택이 들어선 동시에 주거지로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강남권에서부터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중저가 지역 매수심리까지 영향을 주면서 서울 내 반등 지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2분기 들어 월평균 1만5천여 건의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며 "전체적으로 매수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지역별로 차별화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과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중저가 지역이 뒤늦게 시류에 편승하면서 반등 지역이 속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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