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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디로" 갈길 잃은 소상공인


경기침체 따른 매출 감소에 최저임금 상승까지 전방위적으로 옥좨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1033조원 넘어서…연체율마저 사상 최대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한 달에 200~300만원 벌기도 힘들어 대출도 못 갚고 있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처지가 점점 더 곤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도 인상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입은 타격을 회복할 겨를도 없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에 고금리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를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람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를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최근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천33조7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대출 액수가 지속 증가해 3개 분기 연속 1천조원을 넘겼다.

대출 잔액만 불어난 게 아니라 연체율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소상공인 대출이 급증했지만 경기 부진과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며 경제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0%로 지난해 직전 분기(0.65%)보다 0.35%포인트 높다. 전기 대비 연체율 상승 폭이 지난해 3분기 0.06%포인트, 4분기 0.12%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자영업자의 전체 연체액도 6조3천억원으로 전 분기(4조1천억원) 대비 53.66%나 늘었다.

게다가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지원이 올해 안에 종료되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소상공인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조치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9월 종료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금융 지원 종료에 따른 부실 최소화를 위해 은행권의 저금리 분할상환 대출 등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폐업이 늘면서 노란우산이 지급하는 폐업 공제금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1∼5월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4만8천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1.3%나 늘었다. 지급액도 5천549억원으로 66.4% 증가했다. 지급액은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노란우산에서 벗어나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해약 건수는 2만7천265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인 4만4천295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다. 소상공인에게 퇴직금 역할을 하는 노란우산을 깨는 이들이 많아지는 건 납입금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1천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구분적용을 요구하는 2024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1천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구분적용을 요구하는 2024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이러한 상황들에 더해 최저임금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소상공인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 간 논의를 9차까지 진행했지만 합의하지 못한 채 법정 기한을 넘기게 됐다.

현재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노동계는 올해보다 26.9% 인상된 1만2천210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의 대출과 연체율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최저 임금까지 인상될 것 같아 직원을 줄이고 자동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며 "원재료 가격, 전기 요금 등 안 오르는 게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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