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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포털 CEO들, 무슨 생각할까?


 

최근 포털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사이버 폭력의 동조자'라는 비난에서부터 거대 통신업체와의 M&A설의 핵심표적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히, 2005년 대한민국이 포털 세상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시장은 온갖 설(說)들이 요동치고 있는데, 포털 CEO들은 이를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이 와중에 여름 휴가나 계획하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CEO는 아마 없을 것이다.

KT의 M&A설이 유포됐던 이재웅 다음 사장, 검색 천하를 꿈꾸는 네이버를 이끄는 최휘영 대표,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야후코리아 성낙양 대표 등 와신상담하고 있는 CEO들의 생각을 들여다 봤다.

◆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2세대 글로벌 기업 빨리 나와야"

2주일간의 긴 미국 출장을 마치고 제주도로 갔다가 서울로 다시 돌아온 이재웅 사장과 오랜만에 마주앉았다. 다음-라이코스 경영자로서 서울→미국→제주도로 동분서주하는 이 사장의 분주함이 느껴진다.

자신이 없는 동안 국내에서 벌어진 인수합병(M&A)설에 대해 묻자, "늘상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다.

다시 한번, "정말, 통신업체와 하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고 넌지시 묻자, "M&A 하려면 야후나 구글 같은 업체와 하지, 왜 KT랑 하겠는가...도대체 시너지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일축한다.

"KT와 M&A는 현 주가 수준에서 어렵다"는 그의 말 속에는 지난 2001년 당시 KTH 인수를 통한 두 회사의 자본결합이 실패한 이후 '물 건너갔다'는 뉘앙스가 풍겨났다. 그럼, 지금은 당시 사건의 재판인가? 개인과 기관이 떠나고 외국인 지분이 늘어난 것도 M&A 절차상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적대적 M&A 시도 역시, 사람을 자산으로 하는 인터넷 기업에서는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한테 모두 별 실효성이 없는 일이라고 못 박는다.

화제가 인터넷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 문제로 넘어가자 이 사장은 "중국 로컬 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경계와 함께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중국 자본과 경쟁할 수 있는 '뭔가'를 키워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 인터넷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임에 틀림없고 이 속에서 기준을 찾는 경험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본사를 두고 글로벌 스케일을 갖고 경영을 하는 2세대 기업이 인터넷에서도 나와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결국 외국 기업에 점령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다음이나 NHN 모두 그런 측면에서 현재 미국이나 중국에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더 많은 글로벌 경험자를 계속 키워내면 5년, 10년 뒤에는 잘 될 것"이라는 게 이 사장의 요지다.

"하반기에는 진짜 뭔가 보여주는 거냐"고 묻자..."뭐, 있겠어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라며 웃는다. 이재웅 사장다운 답변이다.

이 사장은 지난 주 서초동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사무실에 있던 책상을 제주도로 모두 옮겨놓았단다.

◆ 최휘영 NHN 대표..."구글 만큼 성장할 자신 있다"

"구글 이상은 아니더라도 그 만큼은 성장할 자신이 있다."

최휘영 NHN 국내 사업부문 대표가 네이버의 '지식검색'의 가능성을 믿어달라며 던진 얘기다.

검색 하나로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구글의 시가총액은 800억 달러가 넘는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80조원.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NHN은 시총 1조 7천억원,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겪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기업 가치 저평가)'를 감안해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최 대표는 "세계적으로 야후나 구글이 지배하는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가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고 또 분명 희망적인 일"이라며 "현재 네이버가 그들이 접근하지 않는 시장에서 잘 하고 있다면 앞으로 본 무대로 가서 성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라고 말한다. 꿈을 실현하고픈 벤처 기업의 수장다운 얘기다.

"삼성전자의 모 사장님이 게임 시장을 들여다보고는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형세가 비슷하다며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고 전하는 최 대표는 "콘솔 게임 분야에서 미국, 일본의 세계적인 업체들이 즐비하지만 수십 만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독특한 경쟁력을 갖고 있고 또 상호간의 협력과 분업 체제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게임 분야를 진단한다.

해외 시장에 앞다퉈 진출해 있는 게임 산업에서도 업체간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고 이 속에서 국내 업체간의 협력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게임 업체간의 M&A설도 이 와중에 솔솔 불고 있는 것 같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혼자 싸우기 어려우면 손을 잡기 마련이다.

결국, 중국에서 쉽지 않은 게임을 하고 있는 NHN이 성장 동력인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찾고 있는 과정에서 게임 사업 방식에 대한 교통 정리를 할 필요가 있으며 뭔가 고민하고 있다는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한·중·일에 이어 연말까지는 미국 시장에 게임을 퍼블리싱 해보고 테스트용 게임 사이트를 하나 정도 만들어 시장 반응을 지켜보려는 당초 계획을 앞당겨 실행할 가능성도 높다. 이 사업의 진두지휘는 역시 해외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김범수 사장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성낙양 야후코리아 대표..."새로운 가치 창출로 재도약"

"포털 업체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대개가 엇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을 시장에 빨리 내놓고 리딩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음이나 NHN과는 달리 야후의 한국 시장 공략의 책임을 지고 있는 성낙양 대표는 앞서 두 명의 CEO와는 입장이 다르다.

글로벌 기업인 야후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로컬 시장이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요즘 야후의 가치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사용자들에게 다시 야후의 진가를 보여 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의 상한선을 두지 않는 M&A 카드도 꺼낼 수 있다고 밝힌 게 바로 성 대표이다.

성 대표는 또 "포털과 같은 여러 비즈니스를 거느린 상황에서는 엄청난 개발비가 요구되는 대작 게임보다는 캐쥬얼이나 보드 게임과 같은 순환구조를 빨리 찾을 수 있는 상품이 유리하다"며 나름대로의 게임론을 편다.

미국 야후의 글로벌 게임 사업에서 한국 지사가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견해도 피력한다.

포털 업계의 전방위적인 M&A설에 대해서는 "그만큼 세간의 관심이 포털에 집중되어 있는 결과가 아니겠느냐"며 여러 얘기들이 돌아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13일 2주일 동안의 해외 출장 길에 올랐다. 추측컨데, 싸이월드의 중국과 일본 시장 진출로 눈코 뜰 새 없는 유 사장도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일 것이다.

다른 CEO들에 비해 해외 비즈니스에 대해 유달리 '신중론'을 펴고 있는 유 사장은 유일하게 대기업이 운영하는 포털 CEO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출장길에서 돌아온 유 사장이 어떤 보따리를 풀어서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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