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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뚝심…지지부진한 수소차 시장 현대차가 끌어 올린다


2025년 넥쏘 후속 모델 출시 계획 밝혀
"근시일 내 결과보다는 후세대를 위한 일"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시장 선점 노린다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주인공이 전기차로 점차 굳어가는 분위기 속에서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소차 관련 연구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 세계 시장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수소차 개발을 이어 나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The World’s Greatest Auto Disruptors 2022)’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을 수상한 뒤 특집호 표지를 장식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The World’s Greatest Auto Disruptors 2022)’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을 수상한 뒤 특집호 표지를 장식했다. [사진=현대자동차]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최근 수소차 넥쏘 후속 모델을 2025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초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를 통해 구체적인 수소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한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정 회장은 "수소전기차 개발과 더불어 여러 기업과 수소 사업에 공동투자하고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소 생태계는 근시일 내 결과보다는 후세대를 위한 일이기에 꾸준히 투자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긴 주행거리는 물론 달리는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차는 '달리는 공기청정기'라는 별명처럼 전기차보다 친환경적이라고 평가되지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과정의 어려움과 인프라 부족, 여러 규제로 시장 성장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 세계에서 팔린 수소차는 4천699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감소했다. 수소차 판매량이 가장 많은 한국도 이 기간에 2천250대가 팔려 지난해 대비 17.8% 줄었다. 미국은 943대, 유럽 207대, 일본 138대에 그쳤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수소차 넥쏘 후속 모델을 2025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최근 수소차 넥쏘 후속 모델을 2025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하지만 친환경차의 주도권이 머지않은 미래에 전기차에서 수소차로 넘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알버트 비어만 전 BMW 고성능차 개발총괄은 지난해 3월 독일 자동차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매우 실용적이지만 불행히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수소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리라 전망했다. 생산에서 폐차까지 전체 생애주기를 놓고 보면 전기차가 배출하는 탄소량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현대차는 약 25년 동안 해당 분야에 투자를 이어오면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설계와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토요타 등 극소수 기업만 보유한 첨단 핵심기술로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수소차 글로벌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3월 넥쏘를 출시하고, 2020년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올해 4월에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버스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HTWO 광저우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
HTWO 광저우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1일에는 HTWO 광저우 준공식을 열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 최초의 해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로 연간 6천500기를 생산할 수 있다. HTWO는 광둥성과 광저우시 산하 국유기업에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전기청소차 등 상용차 1천500대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는 수소 생산부터 제조, 충전, 공급까지 전 세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수소 사업 툴박스' 구축을 발표했다. 청정 수소를 통해 전기차 공장, 미래 제철 시설에 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여기서 제조한 친환경 강판으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수소 충전소를 확충해 수소차 공급을 확장하겠다는 그림이다. 향후에는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인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장재훈 사장은 내년 초 CES 참가 계획을 밝히며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지구와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밝힌 뒤 "미래의 에너지 솔루션은 수소"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수소 인프라 개선에 나선 정부의 움직임도 청신호다. 정부는 지난해 수소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체질 개선을 위한 '청정 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 버스·트럭 3만대를 보급하고, 액화수소충전소 70곳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주유소에 태양광·수소연료전지 발전을 더한 형태로 석유와 전기를 제공하는 미래형 주유소인 에너지슈퍼스테이션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0% 수준인 청정수소 발전 비중을 2036년 7.1%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대차의 수소 사업 투자 확대에 관해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퍼스트 무버'의 연장선으로 초대형 투자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미래차 시대를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라며 "기술 장벽 등으로 수소차의 대중화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지만, 기술이 진보한다면 시장을 선점한 회사가 미래 수소차 분야를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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