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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철 상인들의 '바가지 스노우볼'은 어디까지?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최근 함평, 남원, 진해, 영양, 춘천, 수원 등 전국 곳곳의 지역 축제에서 음식값을 둘러싼 '바가지 논란'이 잇따르며 국민들 공분을 사는 일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말 함평 나비 대축제에서 오뎅 1그릇을 1만원에 판매하는 모습이 한 일본 유튜버에 의해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전북 남원 춘향제, 진해 군항제 등 다른 지역의 축제에서도 바비큐, 닭강정 등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바가지 논란'이 전국으로 확대했다.

특히 이달 4일 방영된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는 한 전통 과자 판매상인이 경북 영양 산나물 축제를 찾은 출연진들에게 옛날과자 1.5㎏ 1봉지를 7만원에 판매해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탄 이후 파장은 커졌고 결국 영양군이 2번의 입장 표명 끝에 대국민 사과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바가지 논란이 터진 다른 지역 역시 논란 이후 지자체 차원에서 대대적인 점검과 단속에 돌입했다. 또 축제를 기획 중인 지역도 사전에 바가지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축제는 바가지'라는 국민들 인식은 지자체의 대응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또 지자체와 업체, 축제 조직위원회 등의 해명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바가지 경험담으로 인해 이미 각인된 '지역축제=바가지'라는 생각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축제에 대한 지자체의 준비와 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으나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장돌뱅이 등 상인들의 탐욕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들도 많다. 개개인의 이익을 위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음식을 팔아 바가지 논란을 야기하는 문제는 상인 개인에 대한 비판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뛰어난 경관, 예술적·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들, 세계적으로 소문난 명소, 경험해 보지 못한 활동 등 사람들이 지역 축제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관광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인 '먹거리'에 의문부호가 생긴다면 위의 이유가 가져다주는 장점 역시 크게 감소할 것이고 결국 그 지역을 찾는 이들의 발길조차 끊어지게 될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바가지 논란이 본격적으로 터진 이달 전통시장의 전망 경기지수는 전월보다 9.8포인트 하락한 70.0을 기록했다. 데이터기반 리서치 기업 메타베이가 최근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도 소비자 2천 명 중 63.3%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하며 전통시장보다 마트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거듭된 논란에 "이러니 해외를 가는 것"이라는 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현재와 같이 '초엔저' 현상 등이 겹치면 국민들은 결국 바다 건너로 눈을 돌릴 것이다.

'지방소멸' '서울공화국'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현 상황에서 지방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인 관광 산업의 일환을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는 미끼로 삼아선 안 된다.

또 자신들이 만든 그릇된 인식이 지역 축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철 상인'들은 알아야 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드려 찾은 관광객들을 '돈'으로 생각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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