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中대사 초치 "양국 간 오해·불신 조장…비상식적 간섭"

[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외교부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공개 회동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9일 외교부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하여, 어제 우리나라 야당 대표와의 만찬 계기 싱 대사의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주한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장 차관은 "싱 대사의 이번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에 심각하게 배치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한·중 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이번 언행과 관련 외교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싱 대사는 전날인 8일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에서 이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면서 한국 정부의 미국 밀착 기조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배팅하는 이들이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 확대를 거론하며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탈중국화 시도를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한다"고 했다.

이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