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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의 얄궂은 운명...이재웅, 기소부터 무죄 확정까지(종합)


1일 대법원, 이재웅 전 쏘카 대표·박재욱 전 VCNC 대표에 무죄
이재웅 페이스북에 "혁신은 죄가 없음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인"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불법 논란이 일었던 기사(운전자) 딸린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의 전직 경영진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전 브이씨엔씨(VCNC) 대표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검찰이 2019년 기소한 지 4년 여 만이다.

한때 '혁신 서비스'로 주목받았던 타다는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사회적 갈등의 중심으로 내몰려야 했다. 비록 이번에 무죄 판결로 '불법'의 멍에는 벗었지만 4년간의 법정 다툼으로 혁신의 동력을 잃고 깊은 상처만 남겼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불법 여부를 가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불법 여부를 가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1일 대법원 3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전 VCNC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 판결로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쏘카와 VCNC 법인 역시 무죄 판결이 유지됐다.

타다는 기사(운전자)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빌릴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타다 운영사인 VCNC는 쏘카에서 렌터카를 빌려 운전자와 함께 이용자(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다.

◆ 2018년 타다 베이직 나오자 택시업계 반발...법개정까지

VCNC는 2018년 10월 '타다 베이직'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를 두고 택시 업계는 '불법 콜택시'라며 크게 반발했다. '타다 베이직'을 반대하며 퇴출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고 택시 기사 1명이 서울광장 인근에서 분신해 사망하기도 했다.

검찰은 타다(타다 베이직)가 옛 여객자동차법상 금지되는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고 보고 2019년 10월 이 전 대표와 박 전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타다가 11인승 승합차와 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으로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고 판단했다.

타다측은 기사 알선을 포함한 자동차 대여로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반박하면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1심은 타다를 렌터카로 인정하며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법 여객운송업이 아니라 임대차 계약에 따른 초단기 렌터카라고 인정했다. 또한 임대차 계약 이행과 편익을 위해 운전자(기사)를 알선한 것으로, 택시와 같은 여객운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2심도 1심과 동일한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타다 이용자(고객)가 회사와 운전기사를 포함한 단기 승합차 대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여객자동차사업을 운영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으면서 타다는 불법 서비스라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타다가 다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다 논란이 커지자 정치권은 2019년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스타트업 업계 반대 등에도 법안은 2020년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인 2020년 3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대표에서 물러났다. 당시 VCNC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타다 베이직'(타다)도 개정법 통과 직후 운영을 중단했다. 쏘카 대표직은 박재욱 전 VCNC 대표가 이어받았으며 현재도 경영을 맡고 있다.

2021년 10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VCNC 지분 60% 인수를 결정했다. 모회사였던 쏘카는 VCNC 지분 40%를 가지고 있지만 1대 주주에서 물러났다.

VCNC가 현재 주력으로 운영 중인 '타다 넥스트'는 고급택시 면허를 보유한 기사가 7~9인승 승합차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과거 '타다 베이직'과 다르다.

◆ 무죄 확정 후 소회…이재웅 "혁신은 죄가 없음 최종 확인"

무죄를 확정받은 두 사람은 개인 SNS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은 죄가 없음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인됐다"면서도 "하지만 안타깝다.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혁신은 멈췄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편익을 증가시키는 혁신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계속 돼야 한다"며 "이번 판결이 다음 세대, 후배 혁신가들이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힘을 내고 용기를 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재욱 전 VCNC·현 쏘카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이 시작된 후 거의 4년에 걸친 긴 시간이었다"라며 "무죄가 되었다고 해서 그 당시 이용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했던 그 때의 타다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슬프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새로운 산업과 방식을 만들고자 했던 기업가의 노력이 좌절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저와 같은 아픔을 겪는 기업가가 나오지 않도록 저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해 돕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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