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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 2%대 가야 기준금리 인하"(종합2)


금통위원들 기준금리 3연속 동결 만장일치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 불확실성 크다"
"한국 이미 저성장 국면…저출산·고령화 심각"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준금리를 3.5%로 3연속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우리나라 경제 전망도 흐리지만, 높은 물가가 아직 우려스럽다고 판단했다.

이에 한은은 근원물가 등 변수를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카드도 열어두는 한편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물가상승률이 2%대에 진입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가 3.5%, 내년이 2.4%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적어도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총재 "만장일치 동결…추가 인상 가능성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앞으로도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근원물가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유지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와 같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애초 전망치 3.0%를 웃도는 3.3%로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로 제시했다.

그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도 한은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물가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월 5.2%에서 4월 3.7%로 석 달 새 1.5%포인트 하락하며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워낙 높았던 물가 상승 폭에 비해 올해는 덜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식료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올 1월 4.1%였고, 3월과 4월에도 각각 4.0%를 기록했다.

◆ 금리 인하 시기상조…이창용 "물가 2%대 수렴해야"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가 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 총재는 "연내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고 말한 적이 있고 금통위원들도 같은 의견"이라며 "금리를 3.0% 이상으로 올린 상태에서 올라간 금리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미국 통화정책이 우리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융 안정이 작년보다 나아졌으나 금리를 조급히 내리면 금융 불안을 다시 촉발할 위험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물가가 확실하게 2%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최종 기준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소비자물가가 예상한 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에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고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인상할지 여부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이 받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 경제성장률 1.4%로 0.2%p 낮춰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1.6%에서 1.4%로 0.2%포인트(p) 낮춰 잡았다. 내년에는 2.3%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최근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낮은 것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8%에서 1.5%로 0.3%p 내려 잡았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1.7%에서 0.4%p 내린 1.3%로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p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경제 성장의 관건이라고 설명하며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세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번에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IT와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생각보다 연기됐고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도 느리고 주변 국가의 회복도 느리다"며 "IT섹터를 제외하면 경제성장률은 1.8%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까지 경제성장률이 낮아질지는 못 박기 어렵고 이는 언제쯤 반도체가 회복될 것인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경제가 같이 움직이고 반도체 경기, 중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좋아지면 지금의 1.4%의 성장률 전망치는 상방,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이창용 "우리나라 이미 저성장 국면 진입"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며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이미 장기 저성장에 진입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너무 심하다. 빨리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지금는 낮은 성장률로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이 문제지만, 나중엔 노후 빈곤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연금 등을 구조개혁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문제는 이해당사자 간 사회적 타결이 어려워 개혁을 안 하는 것이 문제다.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논의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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