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경영진의 잇따른 구속, 투자와 사기의 차이


기자수첩
기자수첩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에이티세미콘, 조광ILI, 앤디포스, 대유.

최근 주식투자자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해당 상장사 대표이사나 실소유주들이 잇따라 구속되고 있다. 공통점은 횡령·배임이다. 그리고 과거 증권 관련 범죄 전력이 있거나 증권 시장에서 기업 가냥꾼으로 의심을 받던 인물들이다.

지난 11일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을 계열사로 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은 구속됐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 이다.

김성규 총괄사장도 구속 영향을 발부 받아, 체포됐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일정한 직업·주거와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현 단계에서 구속할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는 이화그룹이 지난 2016~2017년 증여세를 포탈한 정황을 포착한 국세청의 고발로 시작됐다. 검찰 측은 ▲비자금 114억원(횡령 2012∼2023년) ▲허위공시 등 수법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식 고가 매도 부당이득 124억원, 회사 187억원 규모 손해 ▲증여세·양도소득세 12억여원 포탈(2016~2017년) ▲2016~2019년 해외 직접투자를 미신고 불법 유출 173억원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이 와중에 해당 상황을 사전에 인지한 듯이 이화전기 그룹은 4월 한 달과 5월 8일까지 이아이디를 중심으로 8개의 보도자료 배포와 기업설명회까지 열면서 주가 이상 급등을 부추겼다. 특히 당시 주요 테마였던 2차전지, 리튬 광산(네바다 리튬광산), 전기차(물류장비), 양극재 제조 공정(계열사 KIT) 관련 내용이 쏟아졌다. 내용의 핵심 키워드는 추진, 기대 등이었다. 확정된 사안이 아님에도 마치 임박했다는 것처럼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덕분에 3월초 800원에서 900원 사이였던 이아이디 주가는 3천860원(4월20일)까지 급등했고 11일 종가 기준 1천155원으로 내려왔다. 이화전기는 500원대에서 2천480원(4월21일)까지 오르고 770원까지 내려왔다. 이트론은 1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490원(4월20일)을 정점으로 찍고 209원으로 폭락했다.

세 기업은 순환 출자 구조로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인 셈이다. 이화전기공업은 현재 '이화전기공업(이트론이 18.1% 보유)→이아이디(이화전기가 19.5%)→이트론(이아이디가 8.70%)→이화전기공업'으로 이어진다. 주가의 급등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로 수익을 내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으로 이화전기 공업은 올해 2월부터 5월 9일까지 472원에서 660원 사이의 전환가액을 가진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총 345억원어치(총 5천664만455주)를 시장에 내놓았고 차익 실현을 했다. 이화전기 주주들이 이상 거래로 인해 피해는 본 셈이다.

또 근래 대표적인 무자본M&A로 꼽히는 에이티세미콘도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구속 기소 소식이 알려졌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김형준 에이티세미콘 대표이사와 정윤호 부사장, 대외협력부장 이모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주요 혐의는 김 대표 측에서 회사를 인수 했던 직후 시기인 2019년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교부한 공장발주 공사대금을 횡령(80억원)해 개인채무 변제, 개인 사업자금 등에 사용 한 것다. 또, 이들은 2018년과 2019년 사이 개인 리조트 공사대금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35억원)하고 가장 장비 구입 대금 사용(40억원) 등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에이티세미콘 일본 지사를 활용한 1천800억원 상당의 가산 자산 미신고 거래 혐의도 받고 있다.

조광ILI, 앤디포스, 대유의 실소유자인 김우동 대표는 무자본 M&A 형식을 통해 기업을 인수·합병한 뒤 허위 공시로 주가를 띄운 혐의(사기적 부정거래)를 받고 있다. 구속 수감된 김 대표는 인수 기업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그는 2019년 10월 산업용 특수밸브 제조업체 조광ILI를 인수했다. 또 2020년 7월 화학비료 제조업체 대유와 플라스틱 제조업체 앤디포스 등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허위 과장 공시로 주가를 띄우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현재 공개된 배임 혐의 금액은 김 대표가 조광ILI와 대유를 통해 앤디포스 주식 취득 과정에서 발생한 각 17억2천만원, 20억6천만원이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사례에 당하지 않으려면 보도자료의 행태나 주요주주, 경영진의 이력에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부류의 기업들은 주가 이상급등과 함께 시장 테마에 맞는 이슈로 ‘추진’, ‘MOU’, ‘착수’, ‘검토’ 등의 키워드 자료들을 쏟아낸다. 계약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실소유주들이 과거 증권 범죄로 수감됐거나 시장에서 기업사냥꾼이라는 키워드가 따라 다닌다. 또 무자본 M&A, 허위 과장 동시 등도 주요 방법으로 쓰인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려선 안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경영진의 잇따른 구속, 투자와 사기의 차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