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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최수연 네이버 대표, 첫 주주서한…"자사주 보유 비율 5% 이내 유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조…"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노력, 남다른 체계"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첫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례적으로 8페이지에 달하는 상세한 내용을 담았다. 이날 네이버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최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자사주 보유 비율을 5% 이내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음은 최수연 대표의 주주서한 전문.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네이버는 현재 자사주를 8%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높은 자사주 비율이 자사주의 잠재적 활용 목적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자사주를 상당수 보유하는 점에 대해 저희의 본의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혹은 미래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3년 간 자사주의 총 3%를 매년 약 1%씩 소각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자사주 보유 비율을 5% 이내로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네이버가 유연하게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비율이라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네이버 주주서한 전문

네이버 주주 여러분께,

우선 네이버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 보여주신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변대규 이사회 의장 재선임 안건을 포함해 주주총회의 모든 안건이 가결되었습니다. 주주 여러분들의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변대규 의장님은 엔지니어이자 창업자, 동시에 존경받는 기업인으로서 두 차례의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는 동안 네이버의 중심을 잡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주셨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큰 이 시기에 변대규 의장님께서 계속해서 보여주실 리더십과 자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CEO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서한에서 저는 무엇보다도 먼저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위해 네이버의 노력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미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공시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주주 여러분들께 네이버의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노력을 더욱 소상히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사업의 진화 방식을 비롯해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남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벤처 1세대 기업

네이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가장 오랫동안 존속해온 스타트업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창업자가 현존해 있는 기업 중 시가총액이 국내 최대인 독보적인 인터넷 벤처 1세대 기업입니다.

20년 가까이 네이버의 경영진과 이사회를 이끌어온 이해진 창업자는 2018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글로벌투자책임자 직책을 역임하며 현재까지도 성장을 위한 네이버의 다양한 이니셔티브의 평가 및 실행에 있어 전략적 인사이트와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라인은 일본의 대표적인 메신저 앱으로 성장했고 소프트뱅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라인과 Z홀딩스의 통합이 이루어졌으며 왓패드 인수를 통해 네이버 웹툰 서비스는 영어권 독자를 대상으로 웹소설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가장 최근에는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네이버의 커머스 포트폴리오에 C2C 사업을 추가하며 국내 최대이자 선진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해진 창업자는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인터넷 시장 중 하나인 한국의 인터넷 산업의 개척자이며, 오늘날까지도 네이버에 조언의 창구와 기업가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동시에 경영진에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의 경영진은 이해진 창업자가 2018년 네이버의 이사회에서 내려온 이후 처음으로 선임된 경영진으로, 네이버의 장기적 경영 승계에 있어 중요한 시기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각화 및 분산된 글로벌 주주 기반 & 계열사 이해관계의 부재

이해진 창업자가 보유한 네이버 지분은 4% 미만으로 회사에 대한 명목상 혹은 실질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는 이해진 창업자의 직계가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더불어 이해진 창업자와 직계가족은 네이버의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해진 창업자나 특수관계인의 개인 사업과 네이버 혹은 네이버의 계열사간의 거래 역시 없습니다.

현재 네이버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 및 지배구조는 완전히 독립적인 이사회와 이사회가 선임한 경영진에게 있으며, 이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실입니다.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9%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 운영사인 블랙록(BlackRock)이 약 5%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말 기준으로 네이버의 주주는 총 104만8천175명이며 총 발행주식의 49%는 해외 글로벌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일 상장기업 체제

네이버의 전체 시장 가치는 국내 단일 상장사인 네이버 본사에 귀속돼 있습니다. 이러한 단일 상장 체제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상위 15대 그룹의 계열사 상장 현황과 비교해 이례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 소재한 네이버 자산의 상당 부분(2023년 3월 기준 연결 자산 장부가액의 45%)은 일본 증시 상장기업인 Z홀딩스에 귀속돼 있습니다.

◆초과반 독립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

네이버 이사회는 총 7인의 이사로 구성, 그 중 변대규 의장님을 비롯한 5인은 외부 독립이사입니다. 나머지 2명의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인 저와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가 맡고 있습니다.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 중 4개는 외부 독립이사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ESG위원회에만 네이버의 ESG정책을 총괄하는 사내이사인 채선주 대표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이사회는 매우 활동적이며 광범위한 안건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 한 해에만 전체 이사회는 대면으로 총 14차례, 산하 위원회는 총 31차례 소집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의는 100%에 가까운 출석률을 기록했으며 참여 이사들의 진지한 논의를 거쳐 안건을 처리했습니다.

◆경영진 보상과 주주 이익의 연계

네이버 경영진의 보상체계에 있어 주주 이익과의 연계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장기주식보상은 네이버 최고경영자 전체 보수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으며 최종 지급액은 코스피 200 기업 대비 네이버의 상대적 총 주주수익률에 따라 정해집니다.

2022 회계연도의 경우 네이버 주가가 저조한 성과를 면치 못하면서 저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장기주식보상은 0원이었습니다. 한편 단기 인센티브는 매출 및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등 연간 목표 성과 달성률에 따라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포용성과 다양성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이사회 및 고위 경영진에서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며 특히 한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네이버가 함양하는 포용과 다양성에 대한 노력은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저는 시가 총액이 50억 달러(2023년 5월 2일 기준)를 초과하는 한국의 모든 상장기업 중 유일한 여성 CEO입니다. 국내 10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단 2.4%이며 창업자와 혈연관계가 없는 여성은 0.5%에 불과합니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으로, 포춘 500대 기업 중 여성 CEO의 비율은 7%에 그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는 네이버의 두번째 여성 CEO이며 네이버의 23년 역사에서

지난 6년은 여성이 연이어 이끌어왔다는 점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국내 전체 상장기업 중 여성 고위 임원 비율이 20%로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 내에서 '리더' 또는 '리드' 직책의 관리직 여성 직원을 모두 포함하면 이 비율은 30% 이상으로 높아지며 비기술직군에 한정하면 57%까지 상승합니다. 네이버의 여성 비율은 미국 포춘 100대 기업의 기준으로도 높이 평가될 수 있는 고무적인 수치입니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지원 폭이 넓고 참여도가 높은 육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 내 여성을 지원하고자 하는 네이버의 노력을 입증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현재 네이버 이사회 내 여성은 2명으로, 한국 100대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의 2배 이상이며 미국 최상위 100대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직원과 주주의 가치 일원화

네이버는 국내 상장기업 중 모든 직원에게 자사주를 교부하는 유일한 기업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현재 스톡그랜트 제도를 통해 지난 3년간 매년 1인당 1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전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전에 도입한 바 있거나 현재도 운영 중인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및 스톡옵션 프로그램과 별도로 지급됩니다. 직원들의 주식 소유는 장기적으로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보다 잘 일치시킬 뿐만 아니라 '팀 네이버' 정신을 강화하고 기업가 정신을 육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사주 관련

마지막으로 총 발행주식 수 대비 약 8%에 이르는 자사주 관련해 추가적인 배경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주 가치 보호를 위해, 주식의 활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1)신주 발행 시 일괄등록(shelf-registration)은 허용되지 않고 2) 상장 기업의 자회사 직원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또한, 신주 발행가액 책정의 제약 등으로 전략적 인수합병(M&A)의 수단으로 주식을 활용하기에는 그 가치가 많이 희석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과거 CJ, 신세계, 미래에셋증권 등의 주요 파트너들과 물류, 커머스, 핀테크 분야에서의 협업과 전략적 제휴 시 자기자본을 재원으로 활용해 왔으며 정기적으로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식 보상을 하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상장 기업인 것으로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과거에 전략적 제휴와 임직원 보상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자사주 비율이 자사주의 잠재적 활용 목적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자사주를 상당수 보유하는 점에 대해 저희의 본의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혹은 미래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저희는 향후 3년간 자사주의 총 3%를 매년 약 1%씩 소각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자사주 보유 비율을 5% 이내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는 충분한 주식을 확보해 유연하게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비율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2022 회계연도의 경우 자사주의 약 1%가 임직원의 주식보상 재원으로 활용됐습니다.

우리나라의 법규 상 자기주식의 취득 후 처분 또는 처분 후 취득에 제약이 있어 네이버가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기반으로 한 보상을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자유롭게 매입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RSU 보상을 목적으로 신주도 발행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저희의 임직원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5% 이내의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이 적절한 비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예정된 자사주 소각은 올해 말부터 시행 예정인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를 매년 현금으로 배당하는 네이버의 3개년 주주환원 계획과는 별도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2023 회계연도 1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서한이 지배구조, 기업 문화, 리더십에 대해 네이버가 어떤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는지 전달 드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주 여러분께서 네이버에 보여주신 오랜 신뢰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곧 만나 뵙고 더 많은 얘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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