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고물가 영향으로 짜장면 한 그릇이 7천원까지 오르면서 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더 이상 점심 한 끼 먹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하지만 12년째 단돈 6천원에 10가지 반찬이 넘게 나오는 ‘시골밥상’을 판매하는 청년들이 있다.
![(왼쪽부터) '시골밥상' 쉐프인 김주엽씨와 '백련동편백농원' 김진환 대표가 직접 심은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김진환 대표 페이스북]](https://image.inews24.com/v1/00f9ed0a712c20.jpg)
1일 전남 장성군에서 ‘백련동편백농원(편백농원)’을 운영 중인 김진환(37) 대표는 수 년째 주변 농가의 농산물과 직접 재배한 작물로 6천원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농업인이다.
2012년 귀농한 김 대표는 ‘청년농부’로 이미 지역에서는 유명인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수년 간 농촌발전에 힘을 보탠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과 신문에도 수 차례 소개됐다. 최근에는 귀농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 빗발쳐, 전국을 누비며 6차산업에 대한 강의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대학 입학 전까지만 해도 보통의 젊은이와 같이 농촌을 싫어 했었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고향이 소멸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도 농촌을 지키자’는 일종의 애향심이 발동했고, 결국 서울에 직장을 얻는 대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운영하던 편백농원 팀장으로 귀농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직함만 팀장이었지 사실상 농장 운영의 주요의사를 김 대표가 결정하며 농장을 맡았다.
그는 편백농원에서 일하기로 결정했지만, 농사만으로는 사실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농업은 늘 ‘배고픈 직업’이었고, 어릴적 넉넉치 않은 경제 상황으로 힘들었던 경험은 농촌에 대한 반감을 키웠었다.
처음엔 돈보다 부모님의 일을 돕자는 심정에 편백농원을 도왔지만, 김 대표에게는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편백농원이 지금까지 1차 농업에 그쳤다면, 김 대표가 경영에 나선 뒤 편백나무를 가공해 판매하는 2차 농업, 농원을 찾은 이들과 유치원 아이들을 교육하는 3차 농업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켜나가던 김진환 대표는 지금 이들 사업을 모두하는 6차 농업인으로 성장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우수사례로 뽑히며 장성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농업인과 농장이 됐다.
![(왼쪽부터) '시골밥상' 쉐프인 김주엽씨와 '백련동편백농원' 김진환 대표가 직접 심은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김진환 대표 페이스북]](https://image.inews24.com/v1/5e8447ef0b0a01.jpg)
김진환 대표는 자신의 편백농원이 자리잡은 만큼, 주변 농가와의 상생에도 관심을 가졌다. 판로가 부족한 농가를 위해 자신의 농장 앞마당에 좌판을 허락해 매출을 끌어 올렸고, 모양이 예쁘지 않다며 사가지 않는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하기 위해 ‘시골밥상’을 기획했다.
김 대표의 귀농을 보고 조리학과를 졸업한 동생 주엽(35) 씨도 본격적으로 농장 운영에 참여하면서 형제의 시골밥상은 완성 됐다. 이들 형제는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며 10년 넘게 시골밥상을 6천원에 제공하는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
시골밥상이 인기를 얻자 농산물 소비가 늘면서 편백농원에 원·부재료를 제공하는 농가도 20여 곳으로 증가했다. 부족한 농산물은 김진환 대표와 김주엽 쉐프가 직접 재배해 식당에 내놓으며 판매원가를 줄여나가고 있다. 시골밥상이 맛은 물론 가격, 취지까지 좋다는 사실이 주변으로 알려지면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주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만 5만명 가량이 이곳을 방문했고, 매해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최근 집밥이나 한식을 먹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매출도 크게 올라, 지역 농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골밥상' 쉐프인 김주엽씨와 '백련동편백농원' 김진환 대표가 직접 심은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김진환 대표 페이스북]](https://image.inews24.com/v1/fdf7fd9816eb4f.jpg)
김진환 대표와 김주엽 쉐프는 시골밥상을 통해 얻는 수익이 거의 없다. 식당 직원들의 임금과 농산물을 제공하는 농업인들에게 재료비를 지출하면 사실상 ‘봉사’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들 형제는 여전히 가격을 올려 받을 생각이 없다. 수익을 위한 목적의 식당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쉽지만, 돈을 벌기 위해 식당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골밥상으로 농산물 소비가 늘어 지역 농가와 상생하고 있고, 그 목적이 잘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6천원짜리 시골밥상을 드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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