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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SW 산업이 성공하는 길은..."...백정석 백솔루션즈 대표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하려면 '국산은 문제가 많다'는 사용자의 선입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또 국산 소프트웨어는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 담당자가 구매를 해 예산을 절감했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문책을 당하지만 외산 제품을 구매 하면 그냥 넘어가는 공공기관의 풍토부터 바꿔야 합니다. 이런 풍토를 그냥 둔채라면 정부의 국산 소프트웨어 우대정책은 실효를 거둘 수 없는 공허한 정책이 되고 말 것입니다."

백업 소프트웨어 전문 생산업체 백솔루션즈의 백정석 사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이 강조했다.

"2003년 이었어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제품을 출시해 제일 먼저 공공기관에 가져 갖더니 대뜸 납품실적이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없다고 하니까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문전박대를 했습니다."

피자헛은 실제 매장에서 2개월 이상 외산 등 다른 제품과 비교해가며 꼼꼼히 검토한 끝에 구매를 결정했다고 한다.

"외국계 기업이 사용하자 비로소 국내 공공기관에서도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하더군요. 순서가 뒤바뀌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국산 소프트웨어 육성책을 내놓은 정부가 정작 국산제품을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외면해 버리는 현실에 백 사장은 처음에는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그는 곧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음을 깨달았다. 외산 제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이 비싸도, 혹 문제가 발생해도 담당자가 문책을 당하지 않지만 국산 제품을 구매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비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거나, 문책을 당한다는 것.

최근 정보통신부는 오는 8월까지 '국산 SW 육성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정책에는 백 사장이 경험한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도 들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 사장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해 SW와 관계가 없었지만 SI, CRM, 스토리지관리SW 회사 등을 거치면서 경험과 지식을 쌓아 지난 2002년 7월 백업 SW 개발 전문업체를 창업했다. 당시 리눅스가 새롭게 떠오르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3년만 버티면 안망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진짜로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죽기 살기로 전직원이 똘똘뭉쳐 제품개발하고, 영업에 나서 요즘은 영업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백 사장은 귀띔했다.

정통부 전파연구소, 전남도청, 광주시도시공사, 부산교육정보원, 영등포구청, 세계일보 등에 잇달아 납품을 했고, 문의도 속속들어오고 있다는 것.

백솔루션즈는 기존 외산 백업SW들이 테이프 중심의 아키텍처 백업SW인데 비해 디스크 백업을 전제로한 제품이어서 성능이 좋고 속도가 2배 정도 빠르다. 또 외산은 설치에만 이틀 이상 소요되고 영어가 서툴면 사용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더욱이 외산 백업SW는 지원하지 못하는 백업 데이터 전송까지 암호화해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할 때 해킹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백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매출 목표를 30억원으로 잡고 전력투구하고 있는데 하반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목표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하반기 부터는 해외영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에 파트너사를 두고 있지만 보다 강력한 영업 채널을 보유한 파트너사로 교체해 3분기 부터는 공격적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는 것.

한국 백업SW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백 사장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연평균 20% 정도 성장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평균 성장률이 15%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ERP, KMS, 그룹웨어, 전자결재 등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는데 디지털 데이터는 종이로 된 문서가 없기 때문에 데이터 훼손에 대비한 백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백 사장이 이 시장을 밝게 보는 근거다.

국산SW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백 사장은 "정부 정책 담당자들은 국내 SW 산업 육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현업 실무자들은 남의 일처럼 흘려듣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안서 요청시 외산에만 있는 기능을 굳이 없어도 됨에도 불구하고 명기해 국산 업체는 참여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백 사장은 "심지어 항의 하면 '국산 제품을 우대하면 WTO에 제소당하다'까지 강변하는 실무자를 보면 맥이 풀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산 SW를 사용해 국가 예산을 절감해도 인센티브나 보상은 전무한채 책임만 있는 현실은 겉과 속이 따로 노는 정책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외산 SW도 처음부터 완벽한 SW는 없습니다. 그 나라 정부와 기업이 우선 구매해주고, 문제점을 보완해가며 품질을 높여갑니다. 이같은 관점에서 국내 공공기관에서라도 국산제품 구매를 솔선수범해 외산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합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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