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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서 연신 '사과' 박종욱, 우여곡절 끝에 비상경영 첫발(종합)


31일 9시 KT 서초연구개발센터서 제 41기 KT 정기 주주총회 개최

[아이뉴스24 박소희,안세준 기자]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인 박종욱 대표직무대행(사장)이 경영정상화를 향한 무거운 첫 걸음을 뗐다. 박 사장은 KT의 경영 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언급하며 경영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EO 후보자·이사진 선임 안건 자동 폐기…나머지 안건 원안 통과

KT는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41기 KT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CEO)의 사퇴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직무대행을 맡아 주총을 이끌었다.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 41기 KT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박소희 기자]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 41기 KT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박소희 기자]

이날 박 사장은 비상경영체제에 놓인 대표자로서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표이사직무대행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언제, 어떻게 정상경영 상황이 될 것인지일 것"이라면서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KT는) 주주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수립하고 정상경영 상태가 되도록 전 직원이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대표 선임까지는 약 5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본 그는 "최대한 단축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주주들의 성원을 요청했다.

박 사장은 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역량 강화 및 사업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각 분야 1등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 중요성도 역설했다. KT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당초 이번 주총에서는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장(사장)의 차기 CEO 후보 의결의 건 ▲송경민 KT SAT 사장,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등 2인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 ▲강충구·여은정·표현명 등 3인의 사외이사 재선임의 건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하지만 윤 사장이 지난 27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주총 1호 의안이었던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포함해 2명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 역시 자동 폐기됐다. 재선임에 도전할 예정이었던 강충구·여은정·표현명 KT 사외이사는 이날 주총 직전 사외이사직 후보에서 물러났다. 사외이사 재선임의 건 역시 표결에 부치지 않게 됐다.

KT는 2022년도 연결 기준 매출 25조6천5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천90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제41기 재무제표 승인에 따른 배당금은 주당 1천960원으로 다음달 27일 지급 예정이다.

또 KT는 정관 일부 변경 승인에 따라 DIGICO B2C 고객기반 확대와 렌탈 사업 추진을 위해 시설대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주주와 소통을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에 대한 보고 의무를 신설하고 자기주식을 활용한 상호주 취득 시 주주총회 승인 의무를 신설했다.

◆노조·개인주주 목소리↑…낙하산 인사 반대·국민연금 책임론도

노조 일원을 비롯해 개인주주들 역시 KT 경영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8시경 KT노조 산하 KT전국민주동지회 등은 "경영은 엉망진창, 연봉은 수십억원, 비리연루 경영진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진행했다.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 41기 KT 정기주주총회 전 KT전국민주동지회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 41기 KT 정기주주총회 전 KT전국민주동지회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통신은 공공재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KT 경영진들은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라고 본다. 박종욱 대표이사(CEO) 직무대행도 사퇴하라"고 강도 높여 비판했다.

입장문을 통해서도 "KT 소유·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공공재에 걸맞은 공적통제가 가능한 소유지배구조로의 전환이 너무나 지당하며 비상경영위원회는 이러한 통신공공성 인식이 확고한 인사들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총장 안에서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KT 내 이권 카르텔이 사실이더라도 (정부) 낙하산 인사가 대안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권 카르텔도 사실이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극복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완전 민영화가 된 사기업에 정치권에서 감 놔라 배추 놔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이권 카르텔 걷어내는 데 낙하산이 대안인가. 그게 아니라는 건 여기 앉아계신 모든 분들이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주주들도 목소리를 냈다. 개인주주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대표(운영자)는 KT의 경영 혼란 사태의 배경에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 CIO)의 지난해 취임사가 있다고 꼬집었다.

개인주주 커뮤니티 네이버카페 KT주주모임 매니저가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된 제 41기 KT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개인주주 커뮤니티 네이버카페 KT주주모임 매니저가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된 제 41기 KT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주총 직후 KT주주모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 장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하길 국민연금 CIO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다고 한다. 개인 취임사 한 마디가 대표 후보자 사퇴가 돼서 비상경영 체제가 되고, 52주 신저가로 이뤄졌다는 걸 과연 상식적인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안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서원주 CIO는 자신의 취임사에서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기업의 CEO 선임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셀프 연임 등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복지부는 기금운용본부의 개별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할 의도도 없다"며 "서 기금이사의 지난해 말 발언은 본인이 취임한 후 기자회견에서의 개인적인 발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KT주주모임 대표는 KT의 경영 정상화를 응원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주주들과 함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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